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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에이즈 관리… 부산서도 20대 여성 성매매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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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에이즈 관리… 부산서도 20대 여성 성매매 파문

입력
2017.10.19 10: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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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에 감염 사실 숨기고

석 달 동안 10~20명과 성관계

“대부분 피임기구 안 써” 진술

2011년 같은 혐의 집유 풀려나

올해 5차례 교육ㆍ상담한 보건소

경찰수사 전까지 전혀 파악 못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용인시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여중생이 성매매한 데 이어 부산에서도 20대 여성이 에이즈 감염사실을 숨기고 피임기구도 사용하지 않은 채 수십 차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과거에도 같은 전력이 있었지만 경찰이 이런 사실을 적발하기 전까지 보건당국은 전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에이즈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및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26ㆍ여)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면서 지난 8월 14일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피임기구 없이 한 남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10~20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으며 대부분 피임기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경찰은 이들의 신원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A씨와 동거한 B(27)씨를 상대로 성매매 알선 여부 등을 조사해 신병 처리할 예정이다.

A씨가 에이즈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씨는 2011년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당시 A씨는 2010년 9월 부산 수영구의 한 모텔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한 남성과 성관계를 맺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해 2월 부산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에이즈 감염사실을 통보 받은 상태였다.

A씨가 에이즈 감염사실을 숨기고 반복적으로 성관계를 맺었지만 보건당국은 경찰 수사시점까지 이를 알지 못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은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이를 숨기면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 C보건소는 A씨가 재판을 받고 풀려난 뒤 집중관리하며 매년 10여차례, 올해 5차례 보건교육과 상담을 실시했다. 마지막 상담이 이뤄진 올해 8월에도 A씨는 관계자에게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감염병예방팀 관계자는 “개인이 성매매 사실을 숨기면 보건당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만성감염병인 에이즈는 진료비 지원, 생계보조 등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원정책과 예방을 위한 교육, 홍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에이즈 감염사실을 알고도 성매매에 가담하는 것과 관련해 법적 강제력 확보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감염자 관리 강화를 위해 연락을 의무화하는 등 강제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아울러 에이즈 감염자의 성매매 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처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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