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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가전, 집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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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가전, 집안으로 들어온다

입력
2009.09.2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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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 달 초 280ℓ짜리 대용량 냉동고 '프레스티지'를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와 한 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월 소비 전력을 시간 당 32.7㎾로 낮춰 소비 전력 1등급을 얻은 이 제품은 냉동실 박스를 2단으로 만들어 부피 큰 음식을 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 역시 7월 간판 브랜드 '디오스' 의 이름을 딴 첫번째 냉동고(F-A243GM)를 앞세워 주도권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소에서나 쓰이며 주목을 끌지 못했던 냉동고를 놓고 국내 가전 업계의 쌍벽이 맞붙는 건 2005년 이후 해마다 40%이상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무섭게 커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활 패턴, 기후 변화, 전염병 창궐 등으로 특별한 기능을 지닌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산업용 제품(B2B)들이 가정의 문턱을 넘어 소비자형 제품(B2C)으로 거듭나며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도 관련 새 제품을 내놓으며 먼저 시장에 진출한 중소업체와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냉동고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냉동고가 8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냉동고가 인기인 까닭은 쇼핑 패턴의 변화 때문. 적은 양을 여러 번 사는 대신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는 쇼핑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육류, 냉동 식품 등 많은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김치 냉장고를 산 고객들에게 물었더니 응답자의 38%가 냉동 공간 부족을 호소했다"라고 말했다.

식당 등에서 컵, 수저, 그릇 관리용으로 쓰이는 살균기도 가정용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종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에 대한 우려로 올해 시장이 1,0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음식이나 생활용품을 삶지 않고 물에 담아 살균하는 '클리즈 워터살균기'를 내놓은 한경희 생활과학, 젖병을 뜨거운 바람으로 말린 뒤 자외선 램프로 살균ㆍ소독하는 유아용품 살균기를 선보인 리홈 등 중소업체가 선전 중인데 삼성전자는 공기 속 세균, 곰팡이를 없애는 '바이러스 탁터'로 제균기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기후대가 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습도가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제습기도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200억원대에 불과한 제습기 시장이 해마다 30%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첫 선을 보인 루펜리의 '리빙 엔제습기'는 14만원대의 가격임에도 2달 만에 1만5,000대를 팔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정부와 자동차 제조 회사 등 B2B시장 위주로 영업을 전개했던 디지털 지도 업계도 현재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빠른 보급과 함께 B2C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커져가고 있다. 엠앤소프트 관계자는 "디지털 지도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직접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주변 지형지물 등 위치 파악을 중요시 하면서 3D 입체 영상은 물론, 주변 맛집, 주유소 기름값 등 제공 정보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ㆍ수공제작제품) 문화도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LG상사는 바닥재, 창호, 벽지 등 일반 가정에서 쓰이는 인테리어 자재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DIY용품 전문 판매점을 통해 건자재 유통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만 쓰이던 전동공구 역시 갈수록 작고 가벼워지면서 여성은 물론 어린이들이 쓸 수 있는 제품까지 나오고 있다. 보쉬코리아 관계자는 "전체 판매량 중 가정용 전동공구가 12%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라며 "기존 배터리를 버리고 리튬 이온 배터리라는 기술 혁신을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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