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용창 기자

등록 : 2017.10.12 20:59
수정 : 2017.10.12 21:00

트럼프, 군사옵션보다 위험한 '막말 옵션'

등록 : 2017.10.12 20:59
수정 : 2017.10.12 21:00

북한 향한 잇단 거친 언사에

미국민들 “한반도 위기의 원인”

“대북 대응 방식 지지 안해” 63%

“대통령의 선동적 수사에 충격”

“트럼프, 임기보다 빨리 친구 잃어”

공화당ㆍ최측근들조차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세제 개혁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을 겨냥해 거침없는 언사와 으름장을 늘어놓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최측근 인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급기야 미국민의 여론조차 이를 한반도 위기를 고조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기 시작했다.

사실상 트럼프의 ‘입과 트위터’를 미국 대북정책의 최대 ‘리스크’로 평가하는 기류가 뚜렷해진 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거친 발언으로 인한 트럼프 리스크는 대북정책은 물론 미국의 경제, 사회, 문화 이슈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동안 트럼프 특유의 엄포성 레토릭은 상대를 겁주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협상의 기술’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달 유엔 연설과 이후 트위터 등을 통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한다’와 같은 분노 표출성 발언을 거듭하고 이로 인해 북한의 대응 수위가 높아져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토머스 배럭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수사와 선동적인 트윗에 기절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WP가 “그보다 더 트럼프와 가까운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배럭은 비록 인터뷰에서 북한을 겨냥한 폭탄 발언들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상 그런 레토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라며 예상할 수 없는 말폭탄을 쏟아내는 트럼프의 ‘입’을 비판했다. 배럭은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대 기금 모금자이자 대통령 취임식 의장이었으며, 비서실장 교체시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인사다. 굳건한 트럼프 지지자로 꼽히는 폭스 뉴스의 진행자 닐 카부토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가 지나가는 속도 보다 더 빨리 친구를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민 여론도 트럼프 리스크가 한반도 위기를 고조하는 큰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공공문제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성인 1,15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발언이 북미간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의 비율이 65%에 달했다. 그의 발언이 반대로 상황을 호전시킨다고 한 비율은 8%에 그쳤다. 트럼프의 ‘거친 입’이 ‘리스크’라는 지적에 국민 절반 이상이 동의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상황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3%로, ‘지지한다’(36%)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계의 우려와 비판이 이어진 이날도 위협적인 레토릭을 이어갔다. 그는 백악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북한에 대해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그 주제(북핵문제)에 대해 더 강력하고 강경하다”고 말하며 군사옵션 의지를 드러냈다. 대화와 타협보다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는 의도이면서 모호한 위협을 이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방영된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지난 군 수뇌부와 회의에서 ‘폭풍 전의 고요’를 언급한 게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물음에 “지금은 북핵문제가 너무 많이 진행돼 버린 시점이다”라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도록 둘 수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거친 입 리스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도 폭풍을 몰아오고 있다. 이날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장에서 그는 NAFTA와 관련해 “우리는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상 NAFTA폐기 가능성을 재차 위협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