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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손흥민 병역문제

입력
2018.03.21 16: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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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문제로 토트넘이 손흥민을 2년 동안 잃을 수 있다.” “한국의 ‘골든보이’ 손흥민이 병역이라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전급 공격수인 손흥민의 병역문제가 한국뿐 아니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과 일본, 중국에서까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18골 9도움’을 기록하고, 리그에서 득점 8위를 달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기구에서 최근 발표한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는 1,193억원. 유럽 진출 세 시즌 만에 3배 이상으로 몸값이 뛰어올랐다.

▦ 손흥민은 현재 병역법에 의하면 만 27세가 되는 2019년 7월 입대해야 한다. 다만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8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 손흥민으로서는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그러다 보니 국위를 선양하는 손흥민에게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수백 개의 글이 올라왔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75%가 입대 연기나 면제를 지지했다.

▦ 2000년대 이후 한국축구가 배출한 유럽파 선수들은 대부분 병역 혜택을 받았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로 법령이 개정돼 혜택을 받았고, 기성용과 구자철은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 내 기회를 얻었다. 반면 손흥민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런던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런저런 사유로 차출되지 못했다. 하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병역 혜택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모두에게 공평하고 신성해야 할 국방의 의무가 상황 논리에 따라 왜곡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 이번 기회에 낡은 방식의 병역 혜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냉정히 말해 축구나 야구 같은 종목의 경우 아시안게임은 권위가 높지 않다. 스포츠계에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포인트제 도입이다. 손흥민처럼 대표팀에 꾸준히 헌신한 선수들은 국제대회 성적이나 A매치 기록과 출전 횟수 등에 따라 포인트를 매겨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병역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대신 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해당기간 연봉의 일부를 국가나 협회에 환원하자는 주장이다. 사회적 공론화를 해 볼 만하다.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cjl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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