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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영 "'돈꽃' 완벽한 작품…많이 깨지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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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영 "'돈꽃' 완벽한 작품…많이 깨지며 성장"

입력
2018.03.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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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박세영에게 MBC 종영극 ‘돈꽃’은 한계를 경험한 작품이다. 이순재를 비롯해 이미숙, 장혁 등 대선배들과 연기하며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포기할까 수십번 고민했지만, 스스로 깨지며 성장할 수 있었다.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 오혜상에 이어 나모현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극중 아버지와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으로 충격 받고 극복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줬다. 박세영은 ‘돈꽃’에 대해 “작가, 감독, 배우 모두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며 만족해했다. 20대에는 실수할까 두려웠지만 30대가 되면서 “더 많이 부딪히고 싶어졌다”고 배우로서 열정을 드러냈다.

-‘돈꽃’은 인생작인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종영한 건 실감나는데, 좀 더 있으면 ‘안 끝났어!’라고 고집부릴 것만 같다. 다들 시원섭섭하다고 많이 표현하는데, 시원하진 않고 아쉽다.”

-‘내 딸 금사월’ 때와 비교해보면.

“‘금사월’은 50부작이라서 24부작 ‘돈꽃’과 차원이 달랐다. 작품 자체가 고난이도였다. 모든 작품이 쉽지 않겠지만, ‘금사월’은 ‘태어나서 이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구나’라는 걸 처음 경험했다. 짜증이 늘고 조금 거칠어졌지만 굉장히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었다. ‘돈꽃’은 그저 애틋하다. 작가, 배우, 스태프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MBC와 궁합 좋다고? 운이 좋았을 뿐이다.”

-‘뷰티풀 마인드’ 이후 1년여 만에 장혁과 재회했다.

“걱정보다 기대를 많이 했다. 사실 시청률이 잘 안나온 작품의 배우들이 더 끈끈한 경우가 많다. ‘뷰티풀 마인드’ 1주년 때도 모였다. 장혁 선배한테 배운 점이 많아서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같이 연기하면서 선후배가 아닌 파트너라는 인식을 시켜줬다. 선배의 열정에 감탄했다. 이미숙 선배가 ‘나도 열정 있는데 장혁은 더 많다’고 하더라.”

-이미숙의 카리스마에 기 눌리지 않았나.

“처음엔 두렵고 겁났다. 많은 소문을 들어서 말도 못 붙였는데, 생각한 것과 180도 달랐다. 내 연기를 다 받아줘서 마음 놓고 할 수 있었다. ‘선생님 이 신 어떻게 해요? 한 번만 해주세요’ 하면 ‘아 귀찮게 하지마!’ 농담하면서 하나하나 다 알려줬다. ‘잘했어’ ‘나 당황스럽게 만들었어’라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선배님들이 예뻐해 줘서 복 받았다고 생각했다.”

-나모현 캐릭터가 흑화됐는데.

“나중에 ‘오혜상이 나오는거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웃음). 모현은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은 인물이다. 감정을 어떻게 받고 꺼내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너무 화가 나고 배신감이 든 상황에서도 화내지 않은 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내린 결론 아닐까. 그래서 모현은 화내기보다 냉정할 수 있었다. 남편 장부천(장승조)의 외도 및 혼외자, 강필주의 복수 등을 알게 되면서 모현의 맑고 순수한 영혼이 다치게 됐다.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을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부천과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모현이 갈팡질팡 조금 공감 못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는데?

“부천이를 사랑하다가 필주에게 흔들리는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내 자리를 지키면서 이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담아두고 지내는 게 모현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부천 과 사랑은 풋풋한 끌림이라서 승조 선배와 연기할 때 설레고 사랑스러운 표정이 나왔다. 필주와는 모진 풍파를 겪은 사랑 같았다. 10년 산 남편 보듯 쳐다보니까 장 오빠가 ‘너 뭐야?’라고 농담하더라(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내 뺨을 스스로 때린 건 처음이다(웃음). 스킨스쿠버도 처음 해봤다. 물을 좋아하지만, 숨 참는 게 쉽지 않았다. 어지럽고 제 정신이 아니었다. 수트를 입으면 붕 떠서 계속 앞구르기 하게 되더라. 계속 숨을 후 불어야지 유지가 되는데, 숨 쉴 틈이 없었다. 액션하면 ‘죽을거 같애’ 하면서 참고 올라오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연기력 칭찬이 많았다.

“이번에 좀 더 잘했고 못한 건 없다. 늘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돈꽃’은 연기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히 바뀐 포인트가 됐다. 모현을 연기하면서 나 역시 성장했고, 마음이나 자세부터 달라졌다. 그런 작은 변화를 시청자들이 느낀 것 아닐까. 이렇게 완벽한 작품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시청률 오를 때마다 힘나지 않았나.

“입소문을 타고 한 주 지날 때마다 시청률이 올라가는데, 신이 날 수 밖에 없더라. 이틀, 삼일 밤 새고 힘들어 죽겠는데도 ‘대본 봤어? 대박’ ‘이 방송 나가면 20% 간다’ ‘이번에 또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 하면서 촬영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거나 못 나오는 작품 모두 고생하면서 찍는데, 같이 공유하지 못하면 안타깝지 않냐. 많은 분들이 봐줘서 시청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간 것 같다. 마지막 회 23.9%로 끝났는데, 시청자들이 도와준 덕분이다. ‘돈꽃’을 한게 자랑스럽다.”

-‘돈꽃’을 통해 얻은 건.

“많이 깨지면서 얻은 것이 많다.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 이순재, 이미숙, 장혁 선배 앞에 서니까 연기한다고 명함도 못 내밀겠더라. 부족함을 느껴 힘들었지만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다. 오히려 선배들이 나에게 맞춰줘서 감동 받았다.”

-차기작 부담되지 않나.

“늘 평가받기 때문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은 항상 있다. 예전에는 ‘못하면 어떡해?’ 걱정이 컸지만 이제는 ‘못해도 상관없다. 정말 제대로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점은.

“30대가 돼서 더 열정이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졌다. 결혼보다 일 욕심이 크다. 부모님은 당장 결혼한다고 하면 대환영이라고 하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연기하라고 응원을 많이 해준다. 20대 때는 실수할까 두려웠는데, 30대 되면서 더 많이 깨지고 싶어졌다. 깨져도 괜찮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배워갈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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