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하고, 큰 절하고…” 호남 연설 사투

문재인 “다 제 잘못, 다시는 호남에 좌절 드리지 않겠다” 압도적 지지 호소

안희정 “새로운 민주당, 뉴클릭 개척할 적임자” 대연정 직접 언급은 피해

이재명 “미완의 광주 혁명 완성하겠다. 내가 돼야 진짜 정권교체” 야성 강조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이날 오후 있을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후보자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이 열린 27일 4명의 후보는 저마다 막판 대의원 표심을 사로 잡기 위해 현장 연설에 사활을 걸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문 전 대표는 “2012년 호남의 좌절과 분노는 절대 호남의 패배가 아니라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며 “제가 부족했다. 죄송하다”는 사죄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시는 호남에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며 “가장 완벽하고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집권 시 호남을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파트너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그는 “5ㆍ18 민주항쟁 정신을 헌법에 담고, 책임총리는 물론이고, 호남의 아들 딸들이 ‘내 고향이 전주요 광주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대탕평 인사를 약속했다. 그는 “올해 5ㆍ18 민주항쟁 기념식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동지들과 함께 목청껏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다”고 외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자신이 “민주당의 새로운 뉴프론티어의 개척자”라는 점을 어필하는 데 주력했다. 별도의 원고 없이 연단에 오른 안 지사는 12분 연설 중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자신이 민주당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최근에 제가 우클릭 한다고 걱정들 하시는데, 우클릭이 아니라 민주당의 뉴클릭이다”며 “이 길을 가야 민주당은 확실한 집권 주도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다만 안 지사는 대연정이라는 직접적 표현은 쓰지 않았다. 그는 “야당을 향해 지역주의로 공격하고, 종북 좌빨로 몰아 집권하는 대한민국의 기울어진 정치 운동장을 끝내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안 지사는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을 만들어달라”는 절박한 호소로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선명성을 부각시키며 “미완의 광주 혁명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이 후보가 되면 더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국민은 우리 삶과 세상의 교체, 진짜 교체를 원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유일한 광주 출신인 최성 고양시장은 “호남의 아들을 뽑아달라”며 넙죽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