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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에 손홍규 작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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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에 손홍규 작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입력
2018.01.08 13:5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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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규 작가는 "소설가 이상은 제가 가장 경외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며 "후대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딛고 비상하기를 바랐을 것이며 지금 저는 그 어려운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의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손홍규 작가는 "소설가 이상은 제가 가장 경외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라며 "후대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딛고 비상하기를 바랐을 것이며 지금 저는 그 어려운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의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소설가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증명하기 위해 글 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분노, 증오, 슬픔, 고통이 어디서 유래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겨울 오후에 뜻밖의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혼자 아파하지 말라고, 혼자 무서워하지 말라고, 여기에도 있다고, 아프고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 여기에 있다고.”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소설가 손홍규(43)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월간 문학사상 10월호에 발표한 중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이다. 희망이 사라진 비정규직 중년 부부의 삶을 통해 우리사회 구조적 모순과 인간관계의 환멸, 사라진 꿈 등을 그린다. 8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사위원인 권영민 문학평론가는 “근래 흔하지 않은 중편소설로 소설적 주제와 무게, 그 진지한 추구방식에서 심사위원 전원의 지지를 받았다”며 “장편소설이 추구하는 서사의 역사성과 단편소설에서 강조하는 상황성을 절묘하게 조합하고 있는 점에서 중편다운 무게를 보여주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손홍규 작가는 소설집 ‘사람의 신화’ ‘봉섭이 가라사대’, 장편 ‘귀신의 시대’ ‘이슬람정육점‘ 등을 통해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00년대 등단한 동년배 소설가들이 발랄하고 경쾌한 사유,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표현 기법 등을 선보일 때도 농촌사회의 파괴, 이주민노동자, 비정규직 문제 등에 천착해왔다. 손 작가는 “다른 작가 작품에 자극도 영향도 받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최대치를 실현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누구보다 좋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능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간을 역순으로 구성해 인물들의 아련한 꿈, 자본주의로부터 상처받기 이전의 순수한 시기를 그린 수상작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상문학상은 대상작을 비롯해 구병모, 방현희, 정지아, 정찬, 조해진의 단편을 우수상으로 선정했다. 대상에는 3,500만원, 우수상에서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수상작 작품집은 19일쯤 발간되며 시상식은 11월 열릴 예정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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