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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정밀공업 윤병규 사장(나의인생 나의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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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정밀공업 윤병규 사장(나의인생 나의사업)

입력
1998.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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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信管 제조 외길 23년/美 국방성도 기술력 인정윤병규(尹炳奎·57) 협진정밀공업 사장은 지난달 15일 경기 김포공장에서 알프레드 볼크만 미국방성 국제사업담당 부차관보 일행 18명을 맞았다. 이들이 협진정밀을 찾아온 목적은 공동으로 신관을 생산해 제3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서였다. 신관이란 발사된 포탄과 미사일등이 원하는 시간 및 고도에서 터지도록 해주는 초정밀장치로 100% 신뢰성을 요구한다.

미국방성 고위관리와 기술자들은 협진정밀의 첨단 자동화시설과 기술력에 매료된 듯 했다. 협진정밀은 이미 터어키, 남아프리카공화국등에 신관을 수출하고 있는 터라 미국업체들을 제치고 협력파트너로 지목됐다. 미국 대표단을 맞은 윤사장의 머리속에는 방위산업에 몸을 던진 지난 23년동안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윤사장은 군에서 기술장교로 근무하던 75년 4월 상관에게 전역시켜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수입의존하는 신관을 국산화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64년 한양대 전기과 졸업후 장교로 임관했던 윤사장은 상관들이 놓아주지 않는 바람에 도무지 전역을 할 수 없었다.

『11년동안의 군생활을 가까스로 마감하고 회사를 차렸지요. 곧바로 국방과학연구소에 신관의 시제개발을 신청했습니다』 윤사장은 국가에서 연구비를 받지않고 스스로의 돈으로 신관을 개발할테니 성공하면 구입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윤사장은 공작기계부품등을 생산해 회사를 꾸려가면서 신관 개발에 매달렸다. 4년간의 노력끝에 협진정밀의 국산신관은 정확하게 포탄을 폭발시키면서 합격판정을 받았다.

협진정밀은 20여종의 신관을 잇따라 개발해내면서 연간매출액 300억원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윤사장은 제조원가를 낮추고 작업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80년대 후반부터 10년 계획으로 자동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경쟁 대기업들이 아직도 사람 손에 의지해 신관을 만들고 있는데 비해 협진정밀은 완전자동화를 실현해 미국 대표단을 놀라게 했다.

평생을 국방과 함께 해온 윤사장은 91년 보훈대상자들이 수입 의족(義足)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신관제조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의료용구의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최근 방산물자의 발주량이 줄어들고 있는 터라 의료용구사업은 협진정밀에게 효자사업이 되어주고 있다.

윤사장은 9월초 경기 오산시에 의료용구 전용공장을 준공해 이 분야에서 또한번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최원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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