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우 기자

등록 : 2017.03.20 15:35
수정 : 2017.03.20 15:35

EU 신뢰 확인… 反유럽주의 파도 잦아든다

등록 : 2017.03.20 15:35
수정 : 2017.03.20 15:35

“극우 집권 막아라” 높은 투표율

스페인·오스트리아 선거 이어

네덜란드서도 친유럽이 승리하자

“유럽회의주의 과장” 낙관론 솔솔

브렉시트 협상 앞둔 영국은

독일과 새 안보협약 체결 나서

유럽연합(EU) 지지 행사 참여자들이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기와 ‘Ja(긍정적 답변)’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주최 집단 ‘유럽의 맥박’은 파리ㆍ암스테르담ㆍ프라이부르크 등지에서 매주 일요일 EU 지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P 연합뉴스

네덜란드 총선 이후 유럽 안팎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계기로 유행처럼 번지던 ‘유럽회의주의( euroscepticism )’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브렉시트 직후 스페인 총선과 오스트리아 대선에서도 반유럽주의가 주춤했으며, 각각 대선과 총선을 앞둔 프랑스와 독일도 친유럽 진영이 유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기 때문이다.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이 원내 1당 등극에 실패하자 “브렉시트를 이어받을 ‘탈유럽’ 도미노 효과가 무력해졌다”며 앞선 사례로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를 내세웠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총선 재선거를 치른 스페인은 반EU 성향 진보정당 포데모스가 예상 이하의 성적표를 받으면서, 4개월 뒤 국민당(PP) 소속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결국 재집권에 성공했다. 오스트리아 대선은 반대로 우파 자유당(FPOe)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결선에서 녹색당 출신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에게 밀렸다. 호퍼 후보는 유럽회의주의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막판 오스트리아의 EU탈퇴를 부정하기도 했다.

향후 선거도 친EU 주류진영이 여전히 유리하다. 4~5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는 선두에 선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를 현 사회당 정부 경제장관 출신인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마크롱 후보는 결선에 진출할 경우 르펜 후보를 압도적으로 꺾을 것으로 예측된다. 독일은 유럽의회 의장 출신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와 기독민주당(CDU)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의 대결구도로 압축되는데 이들 모두 친EU 성향이다.

이외에 유로존 위기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그리스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민주주의당 대표가 지지도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현 총리를 압도하고 있다. 보수 북부동맹(LN)과 진보 오성운동(M5S)이 모두 선전 중인 이탈리아도 두 정당의 정치적 입장이 극명히 갈려 ‘탈EU 동맹’이 현실화하기 어렵다. “영국을 시작으로 EU탈퇴가 잇따를 것”이라 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이절 패러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 등의 전망이 무색해진 셈이다.

이에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영국도 ‘유럽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독일과 새 공동작전을 위한 안보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리스본 50조 발동을 앞두고 독일 등 유럽 국가와 안보 부문 협력을 강조하면서 “EU에서 떠난다고 유럽에 등 돌리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실천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EU가 흔들리지 않은 이유로 폴리티코유럽은 이날 반EU 진영에 대한 ‘공포’가 작용했다고 봤다. 오스트리아 대선(74%)과 네덜란드 총선(80%) 모두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극우 집권만은 막자’는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대거 나왔다는 것이다. 유럽회의주의의 위세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다. 유럽 최대 여론조사기관인 유로바로미터에 따르면 EU의 신뢰도는 각국 의회나 정부보다 높고, 유럽인의 EU에 대한 우호도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오히려 높아졌다. 포린어페어스는 EU 프로젝트에 회의적인 영ㆍ미 언론과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이후 EU의 봉쇄에 맞서 ‘서방동맹’을 해체하려는 러시아 관영언론이 유럽회의주의를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 외에 EU에서 탈퇴할 국가는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EU에 불만족하는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유럽은 “브렉시트 때도 아슬아슬하게 탈퇴 진영이 승리한 것처럼 프랑스 대선 결선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가 탄생한 로마 조약 60주년 행사를 앞둔 유럽은 모처럼 찾아온 ‘유럽 결집’기회를 붙잡기 위해 ‘27개국 공동선언’을 준비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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