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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 물어본 뒤 총격 시작…야구장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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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 물어본 뒤 총격 시작…야구장 아수라장

입력
2017.06.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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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3루 펜스서 60발 난사

스칼리스 의원 중태에 빠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14일 밤 의원친선야구대회 연습 중 피격당한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총무가 입원 중인 메드스타 워싱턴 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14일 밤 의원친선야구대회 연습 중 피격당한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총무가 입원 중인 메드스타 워싱턴 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오전7시 워싱턴 남서쪽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유진 심슨 야구장. 야구장을 막 떠나려던 제프 던컨 공화당 의원은 주차장에서 은색 머릿결에 턱수염을 기른 60대 백인 남성을 마주쳤다. 이 남자는 던컨 의원에게 “야구 연습을 하는 팀이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고 물었고 던컨 의원은 “공화당”이라고 알려줬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이 남성은 야구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몇 분 뒤 이 아담한 야구장은 총성과 공화당 의원들의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스티브 스칼리스 미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를 포함한 공화당 상ㆍ하원의원(17명), 보좌관, 경찰, 의회관계자 등 20여명이 이 야구장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전 6시30분. 다음날 예정된 민주당 의원들과의 친선 야구경기에 앞서 이른 아침부터 연습을 시작한 것. 운동장 여기저기서 캐치볼을 하고 배트를 휘두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의원들은 곧 영문도 모르는 총탄세례에 끔찍한 하루를 맞아야 했다. 순식간에 이들 중 스칼리스 의원, 의회 로비스트, 경호원, 보좌관 등 4명이 총알에 쓰러졌다. 스칼리스 의원은 엉덩이에 총을 맞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수술 후 과다출혈과 장기손상으로 중태에 빠졌다. 로비스트는 가슴에 2발을 맞아 역시 중태이며, 나머지 2명은 경상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밤 스칼리스 의원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했다.

용의자 제임스 호지킨슨이 총격을 시작한 시간은 던컨 의원이 야구장을 떠난 직후인 오전 7시 9분쯤. 9㎜ 구경 권총 한 자루와 AR-15로 추정되는 소총으로 무장한 호지킨슨은 3루쪽 철제 펜스 뒤쪽에서 야구장을 향해 50~60발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용의자와 다소 거리가 먼 1루 쪽에서 연습하던 제프 블레이크 의원 등은 가까운 1루 덕아웃으로 뛰어들거나 야구장 주변 나무 뒤, 인근 빌딩으로 숨어들어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엄폐물이 없는 2루에 서있던 스칼리스 의원은 도망갈 곳이 없었다. 스칼리스 의원 경호팀인 크리스탈 그리너는 발목에 총을 맞았지만 동료 경호원과 함께 곧장 응사했고, 덕분에 의원들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은신할 시간을 벌었다.

예비역 육군 대령으로 현장에 있던 브래드 웬스트럽 의원은 “아무런 무장 없이 이라크 전장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며 “호지킨슨은 체계적으로 의원들을 한쪽으로 몰아넣으면서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3루 쪽에 있었으나 총격을 피할 수 있었던 척 플레시먼 의원은 “총격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 의원들은 마치 손쉬운 사냥감(sitting duck)같았다”고 치를 떨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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