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을 무소속 홍의락 >새누리 양명모
수성을 주호영, 이인선에 크게 앞서
동갑선 정종섭ㆍ류성걸 초접전 양상
김부겸, 김문수에 시종 리드 ‘순항’
새누리당이 공천하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곳이 대구다. 그런 대구에 ‘비(非)새누리당 바람’이 불고 있다. 김부겸발 야풍(野風)에, 공천파동 후 탈당한 친유승민계와 주호영 의원의 불복바람이 뒤섞인 형국이다. 30일 현재 여론조사에서 대구 지역구 12곳 중 더불어민주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앞서거나 선전하는 데가 절반인 6곳이나 된다. 선거 초반부터 집권 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쩍’하고 갈라진 셈이다.
이날 발표된 영남일보ㆍ대구MBC의 여론조사에서 대구 북을의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42.3% 지지율로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26.8%)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대구는 종일 술렁였다. 북을은 새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장애인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해 북갑에서 뛰던 양 후보가 옮겨 공천을 받은 곳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도 야당 출신 무소속 후보의 선전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특히 대구 수성갑에서 선전하고 있는 더민주 김부겸 후보가 일으킨 바람이 북진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지율 9.5%인 정의당 조명래 후보까지 합하면 북을에서는 유권자 2명 중 1명 이상이 야성(野性)을 보인 셈이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는 여전히 순항 중이다. 4선의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지역구 바통을 경기지사 출신인 김문수 후보에게 넘겨준 뒤 굳어진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뒤지지 않았다. ‘미꾸라지 일색인 연못에 메기 한 마리를 키우자’는 김부겸 후보의 ‘메기론’이 먹혀 들고 있다는 게 해당 캠프의 분석이다. 29일 발표된 SBS 여론조사에서도 김부겸 후보(52.9%)는 김문수 후보(34.6%)를 먼발치 앞서나갔다.
동갑에선 경북고 57회 동기동창인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현역 의원인 류성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날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류 후보(38.4%)는 정 후보(37.7%)를 오차범위 안에서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발표된 SBS 조사에서도 정 후보(36.5%)와 류 후보(33.6%)는 접전 양상이었다. 류 의원이 ‘백색연대’ 바람을 주도하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은 권은희(북갑) 의원과도 연대하며 대구 내에서 영향권 확대를 꾀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보복성 불공정 공천’에 반발한 주호영(수성을) 무소속 후보는 조선일보의 26일 여론조사에서 40.0% 지지율로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22.9%)를 17.1%포인트 앞서 있다. 또 진박 후보를 자처한 새누리당 추경호(달성군) 후보는 같은 조사에서 32.3%의 지지율로 무소속 구성재 후보(26.0%)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남에서는 박창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서, 달성군에서 지역구를 옮겨온 곽상도 새누리당 후보와 일전을 벼르고 있다.
대구의 심상치 않은 바람을 확인한 김무성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5시간 앞둔 이날 오후 7시 대구로 내려와, 대구시당 선대위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김 대표는 옥새파동의 대상이던 정종섭, 추경호, 이인선 후보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대구는 우리 당의 심장과 같은 곳”이라며 “(공천과정에서) 걱정과 실망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대표는 친박계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두 차례 포옹하며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셔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최 의원도 “이 모든 것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대구ㆍ경북을 발전시켜 더 많은 인재를 발굴해내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대구의 보수적 민심을 자극하는 이런 발언들은 새누리당의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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