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희망 경북! 도약 경북!] 포항시, 지진피해 딛고 안전도시 건설한다

알림

[희망 경북! 도약 경북!] 포항시, 지진피해 딛고 안전도시 건설한다

입력
2017.12.28 17:50
0 0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전경. 포항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포항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 전체를 안전도시로 재건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전경. 포항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포항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지역 전체를 안전도시로 재건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포항시 제공

지난달 15일 오후 2시29분 31초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지진에 비해 작았지만 피해는 훨씬 더 컸다. 경주지진의 진원은 지표면에서 15㎞ 아래였지만 포항지진은 9㎞ 아래로 깊이가 얕았기 때문이다. 또 외곽에서 발생한 경주지진과 달리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북구 흥해읍에서 발생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불과 1, 2초의 흔들림이었으나 위력은 엄청났다. 멀쩡했던 건물 벽이 무너져 내렸고 땅은 쩍쩍 갈라졌다. 벽돌에 맞아 머리를 다치거나 다리 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부상을 입은 중상자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포항지진으로 포항지역에 발생한 건축물과 시설물의 피해 규모는 2만7,856건, 피해액으로는 541억6,800만원에 달한다. 지진으로 완전히 파손돼 거주조차 제한되는 위험 판정 건물이 117곳이다. 지진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 533명이 흥해실내체육관 등에 설치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진으로 다친 92명 중 4명은 아직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경북 포항지진으로 크게 파손된 북구 장성동의 한 단독주택이 한 달 넘게 부서진 채로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지진으로 크게 파손된 북구 장성동의 한 단독주택이 한 달 넘게 부서진 채로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시민들은 여전히 혼란에 빠져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도 시민의 염원을 담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재건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11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지진으로 집중피해를 입은 흥해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연계한 ‘안전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피해가 심한 북구 흥해읍, 장량동 지역의 아파트에 재개발과 재건축을 적극 추진한다. 피해가 심한데도 1, 2개 동의 소규모 단지여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도 원만히 진행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지진으로 부서진 소규모 주택이나 상가를 리모델링하면 비용 일부를 지원하며 노후한 불량주택의 내진보강도 보조한다.

여기에 차후 일어날 강진에 대비해 다목적 재난대피시설 6곳을 건립한다. 포항이 지진에 가장 안전한 도시임을 알리고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국립지진안전교육장을 짓는다. 시내 주요 지점에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해 스마트 안전도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안전도시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6,500억원으로 추산됐다. 60%인 3,866억 원을 민간 또는 공공기관을 통해 확보하고 33%인 2,145억 원을 국비로, 나머지 489억 원을 지방비로 충원한다는 구상이다.

포항시는 안전도시 건설을 조속히 실현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경북도, LH와 함께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북구 흥해읍사무소에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설치한다. 또 다음달부터는 국토부, LH, 민간전문가, 지역주민 등과 ‘도시재생 컨설팅단’을 운영한다.

세부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1억4,000만원을 들여 흥해지역의 재개발과 재건축, 도시재생 사업추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도시재생계획을 수립한다. 포항시는 사업 계획이 확정되면 용역 결과에 맞춰 정부 재정지원과 LH 또는 민간기업 참여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가 큰 북구 흥해읍, 장량동뿐 아니라 도심 공동화로 쇠퇴하는 북구 중앙동 일대 구도심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연계해 안전하고 활력 넘치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우선 지진피해가 큰 포항 북구청사를 2020년까지 이전ㆍ신축한다. 북구청사는 이번 포항지진으로 건물 내부 곳곳의 기둥이 부서지고 벽에 금이 가 붕괴 위험이 높은 상태로, 민원인과 직원들의 불안감도 심각할 정도다. 청사 건립 공사비는 108억 원이며 전액 국비다. 이전 대상지는 학생 수 감소로 올 초 폐교한 옛 중앙초등학교 부지 1만8,700여㎡이다. 포항시는 이미 180억원을 들여 옛 중앙초 터를 확보했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포항지진으로 기둥이 부서지고 벽에 금이 가 붕괴 위험이 높은 포항 북구청사를 살펴보고 있다. 북구청사는 오는 2020년 8월까지 공사비 108억원을 들여 옛 포항 중앙초등학교 터로 이전ㆍ신축된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포항지진으로 기둥이 부서지고 벽에 금이 가 붕괴 위험이 높은 포항 북구청사를 살펴보고 있다. 북구청사는 오는 2020년 8월까지 공사비 108억원을 들여 옛 포항 중앙초등학교 터로 이전ㆍ신축된다. 포항시 제공

옛 중앙초 자리에는 북구청 신청사 외에도 문화예술 광장과 예술인 창작활동을 돕는 공동 작업공간, 전시ㆍ판매ㆍ커뮤니티 공간이 계획됐다. 또 공공 임대주택 120가구도 들어선다.

북구청이 빠진 7,000여㎡ 터에는 스마트 복합문화광장과 청년 창업지원을 위한 사무 공간, 시제품 제작공간, 청소년 진로상담 등을 위한 문화의 집이 조성된다. 북구청 바로 옆 북부경찰서는 북구 장량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신 경찰서 터에는 맞은편 북부소방서가 이전ㆍ신축된다. 북부소방서 자리에는 지진안전체험관이 건립된다. 구도심인 중앙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앞으로 5년간 1,176억원이 들어간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흥해와 장량동 일대는 재건축과 재개발, 내진 보강으로 재건하고 중앙동 일대는 도심중심기능 회복과 동시에 안전도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며 “계속된 경기 침체에 지진으로 경제까지 망가진 포항 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대한민국 최고 안전도시로 새롭게 변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