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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로비' 빼돌린 증거 일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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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로비' 빼돌린 증거 일부 찾았다

입력
2015.04.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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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자택ㆍ경남기업 추가 압수수색

檢소환 된 최측근 박준호 前 상무

"정치권 금품 제공 장부 없다" 부인

취임 첫 대국민담화에서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사정 신호탄을 울렸던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취임 63일 만에 사의를 밝혔다. 총리의 공백으로 공직사회가 구심점을 잃은 가운데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첫 대국민담화에서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사정 신호탄을 울렸던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취임 63일 만에 사의를 밝혔다. 총리의 공백으로 공직사회가 구심점을 잃은 가운데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 일가의 자택과 경남기업 본사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 성 전 회장 측근들이 빼돌린 경남기업의 정치권 로비 핵심 증거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성 전 회장 측근 중 처음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정치권 로비)비밀장부는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21일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수사팀 인력 40여명을 투입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34)씨의 자택 및 동대문구 경남기업 본사의 지하주차장 폐쇄회로(CC)TV 등 1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성 전 회장과 동생 일종(52)씨의 자택,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날 밤 찾은 강남 리베라호텔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라호텔은 성 전 회장이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2007년 7억원을 건넨 장소로 지목되기도 했다. 경남기업 본사 압수수색은 지난 달 18일과 지난 15일에 이어 3번째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증거인멸 의혹 확인뿐만 아니라 경남기업에서 빼돌려 모처에 숨겨놓은 자료 확보에 압수수색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사팀은 20일 경남기업의 보안업무 등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상당수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 경남기업 본사 지하 주차장 등을 통해 다수의 자료들이 반출됐다는 취지의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성 전 회장으로부터 주요 자료를 넘겨 받았을 것으로 추정됐던 장남과 동생의 자택도 압수수색을 진행, 사건 의혹을 풀 핵심 증거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후 증거인멸을 주도한 경남기업 관계자를 사법처리하고, 이날 확보한 은닉증거들을 검토해 성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박 전 상무는 이날 낮 12시30분쯤 수사팀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상무는 출석 과정에서 비밀장부의 존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내가 아는 범위 내에선 없다”며 부인하고 “성 전 회장의 금품 전달을 목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 외에 다른 사람은 없다”며 “(8인과 관련된)외부에서 회유전화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가진 대책회의에 대해 “영장실질심사와 관련된 내용 외의 것은 없었다”며 당시 성완종 리스트 선별작업을 했다는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박 전 상무는 이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검찰조사에서도 “문서 형태의 비밀 장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성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 및 숨지기 전 행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 전 상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으나 변호사와의 논의가 길어진다는 이유로 검찰과 연락도 끊은 채 두 시간 동안 잠적, 수사팀이 긴장하기도 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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