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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명물 ‘야자수’ 골칫거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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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명물 ‘야자수’ 골칫거리로 전락

입력
2017.08.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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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가로수로 3500그루 심어

고압선과 엉켜 정전 발생 이식 추진

제주의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워싱턴야자수가 20여m 넘게 자라면서 고압전선과 엉켜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퇴출될 운명을 맞게 됐다. 사진은 제주시 가령로 일대 이식대상 워싱턴 야자수들. 김영헌 기자.
제주의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워싱턴야자수가 20여m 넘게 자라면서 고압전선과 엉켜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퇴출될 운명을 맞게 됐다. 사진은 제주시 가령로 일대 이식대상 워싱턴 야자수들. 김영헌 기자.

제주의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워싱턴야자수가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20여m 넘게 자라는 워싱턴야자수가 고압전선과 엉켜 정전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단전이나 전기화재 등 전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달까지 사업비 1억800만원(제주시 6,100만원ㆍ한전 4,700만원)을 들여 제주시 가령로 일대 워싱턴야자수 가로수 38그루에 대한 이식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시는 야자수를 뽑은 자리에 키가 높지 않은 상록활엽수종인 먼나무를 대신 식재하고, 야자수들은 제주시내 군부대 내에 옮겨 심을 예정이다.

워싱턴야자수는 1990년대 도시개발과정에서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조성하기 위해 도내 전역에 가로수로 심어졌다. 현재 도내 전역에 식재된 워싱턴 야자수는 모두 3,500여그루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야자수가 15∼27m까지 자라나면서 거리 곳곳에 설치된 고압선과 엉켜 정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야자수로 인한 정전사고도 최근 5년간 8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태풍 차바가 제주를 덮칠 때도 서귀포서 법환동에 심어진 야자수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건드려 일대 844가구에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이식대상인 제주시 가령로 일대 워싱턴야자수들도 10m 넘게 자라 주위 고압전선과 얽혀있어 정전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20여년만에 퇴출될 운명을 맞게 됐다. 가령로 구간을 포함해 이식대상 워싱톤야자수는 제주시내에만 7개 구간 230여그루에 이른다.

앞서 시는 4월 한국전력 제주본부와 가로수에 의한 정전 예방 등을 위해 ‘야자수 이식 지원사업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야자수를 그대로 두고 고압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공사 방안을 한전측에 요청했지만, 막대한 공사비를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이식키로 결정했다.

한전 제주본부 관계자는 “워싱턴야자수의 생장점이 맨 꼭대기에 있어 중간 부분을 자르면 나무가 고사하기 때문에 일부 가지만 다듬는 수준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며 “정전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야자수를 이식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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