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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기합 교환… ‘최고령 MC’ 송해의 넉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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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와 기합 교환… ‘최고령 MC’ 송해의 넉살

입력
2017.05.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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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를 바라보는 '망백'이 된 방송인 송해가 22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웃고 있다. MBC 제공
100세를 바라보는 '망백'이 된 방송인 송해가 22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웃고 있다. MBC 제공

“얍” “얍”. 아들과 아버지뻘 되는 두 사내가 서로 함성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눈다. 차력단 사람들이 아니다.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국민 MC’ 송해가 새 예능프로그램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세모방’) 제작발표회에서 박명수의 기합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 넉살 좋게 받아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100세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올해로 꼭 망백(望百, 91세)이 된 방송인은 사진 촬영을 할 때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KBS1 ‘전국노래자랑’을 수십 년 간 이끌어 온 송해는 ‘세모방’으로 예능 모험에 나선다. 그가 KBS가 아닌 타 방송사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한 것은 20년 사이 처음이다. 송해는 “많은 분이 송해는 ‘전국노래자랑’만 하는 줄 안다”라며 “이번 기회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어” 새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저 MBC에서 (1969년에 시작한) ‘웃으면 복이 와요’도 했어요. 물론 그때같이 했던 많은 분이 지금 세상을 떠나고 안 계시지만요. MBC는 친정 같은 곳이죠. 그리고 사람들이 ‘‘전국노래자랑’ 하나면 됐지’라고 하는데, 토크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어요. 방송인들끼리 서로 입담 맞춰 가며 하는 걸 많이 못 해봤거든요.”

방송인 임백천(왼쪽부터)과 허참, 송해, 이상벽이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에서 입담을 나눈다. tvN '꽃보다 할배'를 연상케 하는 원로 MC들의 의기투합이다. MBC 제공
방송인 임백천(왼쪽부터)과 허참, 송해, 이상벽이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에서 입담을 나눈다. tvN '꽃보다 할배'를 연상케 하는 원로 MC들의 의기투합이다. MBC 제공

송해는 ‘세모방’에서 이상벽(70), 허참(68), 임백천(59)과 함께 입담을 나눈다. 네 사람의 방송 경력을 합치면 무려 195년이다. 이순재(82), 신구(81) 등 노배우들이 함께한 tvN ‘꽃보다 할배’의 예능판 MC 군단인 셈이다. 송해는 “같이 늙어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게 즐겁더라”라며 녹화 뒷얘기를 웃으며 전했다. 송해 등 네 원로 MC는 ‘세모방’에서 방송인 박명수, 박수홍 등 후배들이 각국의 기상천외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고 찍어온 영상을 보며, 이를 평가하고 자신의 경험에 빗대 얘기를 한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박수홍이 몽골에 가 유목민 체험을 하고, 오상진이 실버iTV의 ‘스타쇼!리듬댄스’ 촬영에 투입돼 고전하는 모습이 담겨 웃음을 자아냈다.

임백천은 이날 행사장에서 송해를 “아버님”이라고 불렀다. 실제 임백천의 아버지보다 송해가 한 살 더 많다. 그런 노장은 새 예능프로그램에 어떻게 적응했을까.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최민근 PD는 “송해 선생님이 젊은 감각을 유지하셔서 제작진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예상치도 못한 멘트를 해 짜릿짜릿했다”라는 게 최 PD의 말이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출연진들. MBC 제공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출연진들. MBC 제공

이날 만난 송해는 여전히 정정해 보였다. 그는 건강 비결을 묻자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전국노래자랑’에서 각지를 돌아다니며 받는 지역 특산물을 혼자 다 갖냐’라는 것과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다”라고 선수를 치며 긴 얘기를 이었다.

“때론 아는 분들이 얼굴 보고 간질 검사 받아보라며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는 데 아녜요. (‘전국노래자랑’ 촬영 돌아다니느라) 얼굴이 햇볕에 그을려 까맣게 타서 그런 거지. 건강한 비결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거예요. 치매 걱정을 하는데 많은 사람 만나 즐겁게 대화하고 그러면 돼요. 지하철 타고 다닌 지 30년 정도 되는데, 아직도 타고 다녀요. 에스컬레이터도 되도록 안 타고 계단으로 걸어 다니고요.”

‘세모방’은 ‘진짜 사나이’와 ‘사십춘기’ 등을 만든 김명진 PD와 최 PD가 공동 연출한다. 제작진은 송해를 섭외하기 위해 직접 그의 사무실에 가 설득했다. 송해는 “내가 지금까지 만난 PD가 300여 명이 넘는다. PD는 내게 시어머니 같은 존재”라며 “첫 만남 때 PD가 입술이 터져서 왔더라. 몽골에 가서 촬영하고 모래바람에 시달려 그랬다더라. 이 점부터 재미있어 출연하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세모방’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후속으로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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