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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연임 포기… 농협금융 새 회장에 김광수 ‘화려한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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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연임 포기… 농협금융 새 회장에 김광수 ‘화려한 재기’

입력
2018.04.19 16:3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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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후보 결정 하루 앞두고

“목표 달성… 홀가분히 떠나”

“정권 입김이 작용” 추측

새 회장은 호남 출신 친정부 인사

저축은행 사태에 금융계 떠났지만

뇌물 무죄 판결… 7년 만에 돌아와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김광수(61)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내정됐다. 김용환(67) 현 회장이 후보직을 돌연 사퇴하면서 20일로 예정됐던 최종후보 결정이 하루 앞당겨 이뤄졌다.

농협금융은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김 전 원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후보 추천을 결의하고 다음주 주주총회를 열어 김 전 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김 회장은 임추위 개최 직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임추위는 지난 16일 김 회장과 김 전 원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 3인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지만, 윤 회장이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김 회장도 물러나면서 김 전 원장이 ‘무혈 입성’하게 됐다.

김 회장은 그 동안 3연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던 터라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사퇴 직후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임 기간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빅배스)를 통해 실적이 좋아졌고 목표도 달성된 만큼 홀가분하게 떠나기로 했다”며 “훌륭한 후배인 김 전 원장이 후보로 올라와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취임한 김 회장은 농협금융 출범(2012년) 이후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이다. 다만 농협금융은 연임 시 3년 임기가 보장되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첫 임기는 2년이고 연임도 1년씩만 가능하다. 김 회장은 “3연임을 해봐야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년”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하는데 한계가 분명하고 안정적 경영을 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잇따르는 금융권 채용비리와 정권의 압박 등이 사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회장실 압수수색을 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당사자로 거론된 것 자체가 평판에 치명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이 후보로 오른 것 자체가 김 회장의 입장에선 압박으로 여겨졌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측근으로 김기식 전 금감원장 낙마 후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꼽혔던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을 상대로 3연임에 도전하는 건 여의치 않다고 보고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된 김 전 원장은 호남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 정부 인사로 꼽힌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같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경제 관료(행시 2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지냈다. 공직 시절 일찍부터 실력을 인정 받았고 선후배들의 신망도 두터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은 뛰어난 덕장(德將)으로 공공연히 차기 금융위원장 감으로 꼽혔던 인재”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 입장에선 FIU 원장이던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휘말려 금융계를 떠난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그는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결국 공직을 떠나 이듬해부터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증권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다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화려한 복귀 채비를 마쳤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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