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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찬바람에… 가구·자재업계 ‘우울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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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찬바람에… 가구·자재업계 ‘우울한 봄’

입력
2018.04.18 17:3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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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1분기 실적 어닝쇼크 수준

주가는 넉 달 사이 33% 하락

KCC, LG하우시스도 하향 곡선

에이스침대는 관리종목 지정

퍼시스도 불성실공시법인 낙인

건설 경기 호황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가로 최근 3, 4년간 호황을 누려온 가구ㆍ건축자재 업계가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내ㆍ외부 악재가 이어지며 치솟기만 하던 실적은 아래로 방향을 틀었고, 미래 실적 전망을 반영하는 주가도 수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일부 가구업체들은 공시를 뒤늦게 하거나, 거래되는 유동주식 수가 지나치게 적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될 수 있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수모도 겪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4,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178억원으로 무려 56.3%나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한샘은 인테리어 등 내 집 꾸미기 열풍을 타고 2013년 이후 매년 매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도 돌파하며 5년 만에 회사 덩치를 두배 이상 키웠다. 회사 가치도 같은 기간 2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불거진 사내 성폭행 문제로 불매 운동이 일어난 데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실적 하락세가 점차 뚜렷해 지고 있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이후 주택 거래량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한샘에 부정적 영업환경이 조성됐다”며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매출이 감소하고 있어 한샘의 성장성이 회복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샘이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말 18만3,000원대 거래되던 한샘 주식은 이날 12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넉 달 사이 가격이 33%나 떨어졌다.

다른 건자재 업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아직 한샘처럼 1분기 실적을 내놓은 업체는 없지만 지난해 대비 좋지 않은 성적을 올릴 거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건자재 업체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 전망 우려는 해당 업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창호와 바닥재 등을 만드는 LG하우시스 주가는 지난해 연말 9만7,000원대에서 지난달 말 한때 52주 최저가인 7만5,400원까지 떨어졌다. 도료와 창호 등을 제조하는 KCC주가 역시 불투명한 실적 전망에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4월은 결혼과 이사 등이 몰리는 건자재 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인데, 올해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주택 매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예년보다 영업 상황이 좋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와 상관없이 일부 가구 업체들은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주식 유동성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이나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가 될 수 있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는 상장법인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주식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날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최종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투자자에게 주위를 주기 위해 관리종목을 지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에이스침대는 주식 거래 유동성 부족 문제를 1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무용 가구 1위 업체 퍼시스도 현금배당 결정을 뒤늦게 공시해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벌점 2점을 받았다. 누적 벌점이 15점을 넘어서면 퍼시스 주식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가구업계 주가 실적 김민호 기자/2018-04-18(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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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가구업계 주가 실적 김민호 기자/2018-04-18(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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