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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감정 절제 연기, 설득력 떨어질까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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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감정 절제 연기, 설득력 떨어질까 고민”

입력
2017.03.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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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는 "'보이스'를 촬영하면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강권주와 닮아갔다"고 말했다. 김종진 인턴기자
이하나는 "'보이스'를 촬영하면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강권주와 닮아갔다"고 말했다. 김종진 인턴기자

“시체가 나오는 악몽을 꾸다가 깨거나, 환청을 들은 적도 있어요.”

OCN 드라마 ‘보이스’에는 실감 넘치는 장면들이 많았다. 피가 흥건한 범죄 현장과 잔혹하게 살해된 시신의 묘사가 생생하다. ‘청불’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영상이 실감 나 방영 중에 15세 이상이었던 관람가 등급을 19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을 정도다.

배우 이하나에게 112 신고센터장 강권주는 정신적으로 힘든 역할이었다. 평소 심약한 편이라 “시체 앞에서 촬영하는 장면을 찍은 이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잦은 엔지(NG)로 촬영장 분위기를 흐리게 하기 싫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평소 발랄하고 엉뚱하기도 한 이하나는 카리스마를 지닌 강권주로 거듭날 수 있었다.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나에게는 아직 ‘보이스’ 촬영의 여운이 강하게 남아있었다. ‘보이스’는 12일 마지막 회 시청률이 5.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15회 연속 같은 시간대 케이블(종합편성채널 포함)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하나는 “강권주는 실제 나와는 다른 성격이지만, 동경하던 이미지의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늘 도움이 필요한 약자를 연기하다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 평소 주변 사람들의 ‘상담사’를 자처하는 이하나는 “드라마로나마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평소 작곡을 즐기는 이하나는 "'보이스'를 촬영하면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종진 인턴기자
평소 작곡을 즐기는 이하나는 "'보이스'를 촬영하면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종진 인턴기자

이하나는 2006년 데뷔작인 SBS 드라마 ‘연애시대’부터 MBC ‘메리대구공방전’(2007), tvN’고교처세왕’(2014)까지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엉뚱하고 발랄한 역할을 소화하며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다. ‘보이스’는 이하나가 드라마로선 처음 시도한 스릴러인데다 생경한 캐릭터라 어느 때보다 준비를 꼼꼼히 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사건 발생 초반의 시간)을 지켜내려는 경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빠르고 정확하게 대사를 소화하는 법을 연습했다. 아나운서 친구의 조언에 따라 신문 사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연습을 매일 수십 번 반복했다. “이 훈련은 발음만 좋아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안 틀리고 글을 읽게 되니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캐릭터를 다 소화해내지 못할까봐 무섭기까지 했는데, 전반적으로 생각했던 대로 표현한 것 같아 다행이에요.”

연기가 만족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를 선보이면서 “긴박한 상황에 너무 차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피해자가 당황하지 않도록 감정을 덜어내고 차분히 응대해야 한다’는 112 전화 응대 매뉴얼이 있지만 “이를 모르는 시청자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신고센터 밖 촬영에서는 감정에 충실하고 실수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하나는 ‘보이스’를 촬영하면서 “학교 다니는 기분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장혁, 백성현 등 출연자, 스태프들과 진한 동료애를 쌓았기 때문이다. 추운 날 입이 얼어 대사를 잘 소화하지 못하고 펑펑 울었던 일도 이젠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그는 시즌 2가 제작되면 다시 출연할 생각이다.

“시즌 2에 활용할 수 있는 극 중 장치들이 아직 많거든요. 만일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신고센터 동료들의 사연도 다뤘으면 좋겠어요. 강권주로는 상사의 모습뿐만 아니라 좀 더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이면도 입체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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