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기자

등록 : 2018.06.21 17:21
수정 : 2018.06.21 20:43

친박계 “김성태 사퇴ㆍ김무성 탈당하라”

한국당 의총, 친박ㆍ비박 정면충돌

등록 : 2018.06.21 17:21
수정 : 2018.06.21 20:43

김성태 복당파 모임 참석 빌미로

대대적 반격에 나선 모양새

5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에도

‘박성중 메모’ 잘잘못 따지다

쇄신안은 테이블에도 못 올라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최근 언론에 노출된 자신의 메모와 관련해 공개발언을 하려 하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참패 뒤 수습책 마련을 위한 자유한국당의 두 번째 의원총회가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의 정면충돌로 얼룩졌다.21일 5시간이 넘는 마라톤 비공개 의총이 이어졌지만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요구와 사실상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향한 탈당 요구까지 표면화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폭발했다. 김 권한대행이 복당파 모임에 참석하는 등 빌미를 제공하자 숨죽여온 친박계가 전날 서청원 의원의 탈당선언과 함께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의총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최근 언론에 노출된 박성중 의원의 메모 때문이었다. 박 의원은 공개 발언을 신청해 해명에 나섰으나 김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말리면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 의원의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_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_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박 의원은 비공개 전환 이후 “바른정당 복당파 모임에서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고 메모 내용을 간단하게 요지만 적었다. 의도치 않게 0.1초 만에 사진을 찍혔다”는 취지의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원 메모 자체의 폭발성과 석연찮은 해명이 친박 의원들을 한껏 자극했다. 이장우 의원 등 강성 친박계 의원들은 곧장 “박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조차도 “박 의원이 해명은 했지만 왜 복당파 모임을 가졌으며, 왜 그런 쓸데없는 메모를 했는지 모두들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그 메모 때문에 철 지난 계파 갈등이 불붙었고, 우리가 진짜 토론해야할 문제는 논의하지도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이완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부로 언론에 흘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격분했다.

박 의원에 대한 성토는 김 권한대행과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으로 향했다. 김진태 의원은 “그(복당파) 모임에 김 권한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자신은 아닌 척 계파를 청산하자고 하면 누가 믿고 따르겠냐”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결국 김 권한대행에 대한 비판은 김무성 의원에게 옮겨붙었다. ‘중진 사퇴론’을 주장한 한 초선 의원은 “김 의원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복당파 의원들은 박 의원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적 이유를 들어 김 권한대행의 사퇴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중 메모’ 문제로 잘잘못을 따지다 보니 정작 논의해야 할 쇄신안 문제는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다. 신상진 의원은 “의총은 결론 없이 끝났다”면서 “민주적 절차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있었고 내용에서도 ‘중앙당 슬림화가 무슨 혁신이냐’, ‘우리당 어려움이 그것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라는 지적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이 끝난 뒤 자신을 향한 사퇴요구에 대해 "그런 목소리도 있었다"면서도 "당내 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자초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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