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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 당한 英 메이, “EU에 지독히 어려운 여자 될 것”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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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 당한 英 메이, “EU에 지독히 어려운 여자 될 것” 반격

입력
2017.05.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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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 브리스톨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브리스톨=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 브리스톨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브리스톨=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향해 “지독하게 어려운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해 주겠다”며 날을 세웠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융커 위원장으로부터 현실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2일(현지시간) 메이 총리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동료가 나를 ‘지독하게 어려운 여자(bloody difficult woman)‘라고 한 적이 있다”며 “이걸 깨닫게 될 다음 사람은 융커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융커 위원장이 지난주 런던 다우닝가 총리 집무실에서 메이 총리와 회동한 뒤 메이 총리를 깎아내리는 언급을 한 가운데 나왔다. 융커 위원장은 회동 후 “이전보다 10배는 더 비관적인 시각으로 다우닝가를 떠난다”고 말한 데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메이가) 다른 세계에 있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이른바 이혼 합의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메이 총리의 시각에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BBC는 “어떤 정치 지도자도 밀린다는 느낌을 보여 주기를 원치 않는다”며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메이 총리가) 타협하기를 거부하는 듯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거친 발언으로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냄과 동시에 영국 국민을 향해서는 다음달 8일 열릴 총선에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험난한 브렉시트 협상이 예고된 가운데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영국 남서부 데번에서 가진 유세 연설에서 “협상 테이블 맞은편에 단합된 27개 EU국이 앉아 있다”며 “영국 국익을 위한 협상을 타결하려면 우리 역시 똑같은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일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예방해 의회 해산 의사를 공식 전달한 후 “유럽 일각에서 영국 선거에 개입해 브렉시트 협상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반유럽 감정을 자극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영국 정치권 내 이견이 브렉시트 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협상력을 위축시킨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입장을 뒤집고 조기 총선을 요구한 바 있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메이 총리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들도 나온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의 전략이 흐트러지고 있다”며 “(상대에게) 어느 정도 존중의 태도를 보여야 좀 더 나은 협상을 할 수 있을 텐데 처음부터 이렇게 나가는 건 좋은 시작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U 측에서는 ‘이혼합의금’을 상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EU가 일부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초기 계산(600억유로ㆍ약 74조6,700억원)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우선 변제 비용으로 1,000억유로(약 123조3,600억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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