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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청쓸신잡’

입력
2017.12.20 17: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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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예능프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은 기본적으로 여행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행길에 동행하며 지식의 향연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지식예능프로에 가깝다. ‘알쓸신잡 2’ 시리즈에는 시즌 1에 참여했던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MC 유희열에 건축가 유현준, 뇌인지학 박사 장동선이 가세해 ‘잡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신비 수다를 떤다. 여행지에 만나는 강산, 문화유적, 음식 등을 소재로 역사, 정치ㆍ경제ㆍ사회 이슈, 미식, 건축, 뇌과학 등에 관한 얘기 잔치로 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욕구를 자극한다.

▦ 15일 방영된 서울 여행편은 조선왕조 500년 도읍지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최대 관광지인 서울의 종로 중구 일대를 무대로 펼쳐졌다. 이날도 종묘, 광화문, 숙정문 등을 둘러 보며 아재들의 지적 수다를 유감없이 쏟아냈다. 과연 명불허전, 이 프로가 6~8%대 시청률로 케이블, 종편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누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와대가 이 프로을 패러디 해 ‘청쓸신잡’ 즉 ‘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을 기획했다.

▦ ‘알쓸신잡’ 멤버인 황교익씨가 이끌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이 참여했다. 2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방영된 ‘청쓸신잡’ 1부는 청와대 참모진의 격무와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뒷얘기를 중심으로 수다가 전개됐다. 살인적 일정, 보다 알찬 결과를 얻기 위해 들이는 노력 등 평소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 보는 이로 하여금 짠한 마음이 들게 하는 대목도 적지 않았다. 1, 2부 모두 중국 국빈방문 전 녹화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방중 뒷얘기는 다뤄지지 않았다.

▦ 청와대의 시도는 일반 언론을 통해 굴절되지 않은 대통령의 면모와 국정운영 중점 포인트를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 대통령 주변 얘기를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는 나무랄 게 없다. 미 백악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잘 활용했던 소통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도 있다. 그런 시도 배경엔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겠지만 이를 한층 조장할 우려가 있다. 까칠한 언론을 피해 지지층과의 ‘우리끼리 소통’에 의지하려다 보면 다수 국민과의 소통은 점점 멀어지진 않을까.

이계성 논설실장 wk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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