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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은 경마 수출, ‘신 한류’로 질주

입력
2016.06.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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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일반경주에서 경주마들이 경승선을 향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호주 수출 계약 체결로 탄력을 얻은 한국 경마가 새로운 ‘스포츠 한류’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일반경주에서 경주마들이 경승선을 향해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호주 수출 계약 체결로 탄력을 얻은 한국 경마가 새로운 ‘스포츠 한류’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이스 내내 2위로 달리던 3세마 ‘트리플파이브(Triple Five)’가 마지막 직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기수의 채찍질이 거세지자 경주마들의 선두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불꽃 튀는 경주를 생중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도 덩달아 다급해진다. 결과는 트리플파이브의 역전 우승, 경주는 12일 부산에서 펼쳐졌지만 환호와 탄식은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국내 경주 실황을 실시간으로 해외에 송출하고 중계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경마중계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수출 개시 3년 만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호주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호주는 마권 매출액 기준 세계 2위이자 경마장만 370여개를 보유한 서양권 최고의 경마 시장이다. 호주 현지 경마 관계자는 “한국의 경마 상품이나 중계 콘텐츠의 품질은 현재 우리가 수입하고 있는 15개국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수출 3년 차에 접어든 싱가포르의 경우도 매년 수입 규모가 확대되는 등 한국 경마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한국마사회는 7월 싱가포르 경마 팬을 대상으로 한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orean Day’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해외수출 사업이야말로 매출 확대뿐 아니라 한국경마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라고 설명했다.

호주 현지 경마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 중인 한국 경마 실황 중계.
호주 현지 경마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 중인 한국 경마 실황 중계.
싱가포르에 수출된 한국 경마 중계를 현지인들이 즐기고 있다.
싱가포르에 수출된 한국 경마 중계를 현지인들이 즐기고 있다.

경마 수출사업의 선전은 새로운 ‘스포츠 한류’로서 한국 경마의 존재감을 높임과 동시에 가파른 매출액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수출사업 첫 해인 2014년 140억원 정도였던 경마중계 해외 매출액은 2015년 387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말레이시아 및 호주 진출 효과에 힘입어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마사회는 2020년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3년만에 싱가포르ㆍ말레이 이어

메이저 시장인 호주까지 진출

2020년 해외 연매출액 1000억원 기대

한국경마가 단기간에 메이저 시장 진출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경마 수준의 대폭적인 향상이다. 지난 4월 경마 선진화 정도를 나타내는 ‘파트(Part)’ 분류에서 우리나라가 파트Ⅱ로 승격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파트Ⅲ가 국제 경마계의 변방이라면 파트Ⅱ 승격은 경마 산업의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것을 의미한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파트Ⅱ 승격을 위해 경마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여 왔다. 경주마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레이팅(Rating)시스템을 도입하고 국산마와 외산마의 통합 경주를 개최하는 한편 국산마의 해외 경주 출전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경주 ‘두바이 월드컵’에 출전한 국산마가 모든 예선 경주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외국인 마주를 모집하고 국제 오픈 경주를 개최하는 등 국제화를 추구하는 한국 경마에 외국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제주 경주마 경매장을 찾은 외국인 마주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매에 나온 말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제주 경주마 경매장을 찾은 외국인 마주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매에 나온 말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현명관 회장 취임 후 혁신 주효

한국 올 4월 ‘파트Ⅱ’로 승격

경마 중계로 신성장동력 확보

한국마사회는 2013년 말 현명관(사진) 회장 취임 후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감행했다. 경마산업이 처한 국내외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공기업 최초로 ‘전 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성과연봉의 차등 폭을 간부직은 3배, 일반직은 2배로 확대한 획기적인 보상제도를 통해 선의의 경쟁이라는 동력을 확보했다. 핵심 인재는 역량을 강화하고 저성과자는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개인주의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부서평가를 개인평가와 연계하고 본부장이 처장, 처장이 팀장, 팀장이 팀원을 차례로 선발하는 ‘인사 드래프트’를 통해 임직원의 업무 몰입도를 향상시켰다. “혁신이 조직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 순간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현 회장의 취임 일성처럼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둘러싼 국내외의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고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는 꿈을 꾸고 있다.

‘파트Ⅰ’은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

‘파트(Part)’분류 방식은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100여개 국가에 부여되는 경마 선진화 척도다. ‘파트 Ⅰ, Ⅱ, Ⅲ, 미분류’ 4종류로 나뉘며 ‘파트Ⅰ’은 그 나라의 경마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뜻한다. 국제경마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Horseracing Authorities)과 국제경매회사협회(Society of International Throughbred Auctioneers)가 경주마의 국제적 능력과 경주의 국제표준 합치 정도, 경주마 산업의 규모 및 수준 등을 고려해 분류한다.

국가별 경마 선진화 척도 나타내

‘파트Ⅲ’→‘파트Ⅱ’승격 땐 경주마 몸값↑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파트Ⅰ’에는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17개국이 속해 있다. 이들 국가 출신 경주마에는 국제적으로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경마 수출도 유리해지는 등 경제효과가 상당하다. 지난 4월 ‘파트Ⅲ’에서 ‘파트Ⅱ’로 승격된 우리나라도 6개 대상경주가 ‘블랙타입경주’로 인정되면서 여기서 입상(1~3위)한 경주마의 몸값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국제 경주마 경매명부에 특별한 색깔(블랙타입)로 표시된다고 해서 ‘블랙타입경주마’로 부르는데 최고 1,000억원을 호가하는 종마(씨수말)의 경우 모두 블랙타입경주마다. 경주마의 몸값 상승뿐 아니라 ‘파트Ⅱ’승격으로 인해 한국 경마중계 수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한국경마 100주년인 2022년 ‘코리아월드컵’경주 개최와 동시에 ‘파트Ⅰ’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국산마가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수출 사업 역시 크게 성장하는 등 꿈에 불과했던 경마 최고 선진국 진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렛츠런파크의 야간경마 장면.
렛츠런파크의 야간경마 장면.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어린이 승마선수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어린이 승마선수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어린이날 승마대회에서 포니를 타고 질주하는 어린이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어린이날 승마대회에서 포니를 타고 질주하는 어린이들.
제주 경주마 경매장에서 경주마 한 마리가 1억53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제주 경주마 경매장에서 경주마 한 마리가 1억53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외국인 마주가 제주 경주마 경매장에서 경매에 등록된 말들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있다.
외국인 마주가 제주 경주마 경매장에서 경매에 등록된 말들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있다.
렛츠런파크의 벚꽃축제
렛츠런파크의 벚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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