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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다이앤 포시(12.26)

입력
2017.12.26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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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고릴라) 학자이자 보호운동가 다이앤 포시가 1985년 오늘 숨졌다. gorillafund.org
영장류(고릴라) 학자이자 보호운동가 다이앤 포시가 1985년 오늘 숨졌다. gorillafund.org

영장류학자 다이앤 포시(Dian Fossey, 1932~1985)의 아프리카 르완다 캠프는 비소케(Visoke) 산 해발 2,700m 지점에 있었다. 그 곳은 그의 연구캠프이자 거처였고, 고릴라와 인간이 우호적으로 마주선 지구 유일의 어름이었다. 아니 나란히 섰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그는 고릴라의 안전을 위해 인간과 마주섰고, 때로는 고릴라보다 더 난폭하게 고릴라를 위협하는 인간을 위협했다. 그가 1985년 12월 26일 그 캠프에서 인간의 손에 살해 당했다.

그의 성장 환경은 그리 다정하지 못했다. 6살에 부모가 이혼했고 패션모델 출신의 어머니의 재혼한 사업가 남편은 의붓딸에게 식탁의 한 자리를 내어주지도 않을 만큼 냉담했다고 한다. 포시는 자신이 돌보던 금붕어와 말을 친구 삼아 유ㆍ청소년기를 보냈다.

의붓아버지의 강권으로 캘리포니아 마린(Marin) 칼리지 경영과에 진학한 그는 금세 캘리포니아대 생물학과 수의학 과정으로 전과한다. 부모의 지원이 끊기면서 식당일, 공장일 등을 하며 공부했다. 54년 산호세대에서 재활의학으로 학위를 받았고, 노인ㆍ소년 재활병원에서 일했다.

63년 아프리카 여행 도중 케냐 출신 영국의 고고학자로 원시인류 화석을 연구하던 루이스 리키(Louis Leakey, 1903~1972)를 만나면서 고릴라의 매력에 빠져, 챔팬지의 제인 구달, 오랑우탄의 비루테 갈디카스와 함께 ‘리키 3인방(Trimates)’의 일원이 됐다. 66년 르완다 고릴라 연구를 시작해 체중 200kg을 넘나드는 그 육중한 포유동물 무리와 가족처럼 지냈고, 80년 캠브리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그의 책 ‘안개 속의 고릴라(Gorillas in the Mist)’와 동명의 영화가 그 이야기다.

그는 내전과 살육, 밀렵의 땅에서 고릴라 연구 및 보호에 헌신했다. 그 과정에서 현지 권력 및 주민들과 불화했고, 밀렵꾼을 직접 고문할 만큼 모진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자칭ㆍ타칭 ‘마녀’였다. 그런 점들은 여러모로 비판 받았고 또 그럴 만도 했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이루지 못했을 큰 일들을 그는 이루었다. ‘다이앤 포시 고릴라재단’은 비소케산 일대 산악고릴라 개체 수가 70년대 250마리에서 2015년 말 현재 480마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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