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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사투리 연기 위해 두 달간 특훈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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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사투리 연기 위해 두 달간 특훈 받았죠”

입력
2017.02.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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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출연하는 아역배우 이로운(8)이 한국일보를 찾았다. 최재명 인턴기자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출연하는 아역배우 이로운(8)이 한국일보를 찾았다. 최재명 인턴기자

“엄니, 찬밥 말고 누룽지 주라니께.”

뽀얀 얼굴의 꼬마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내뱉는다. 슬픈 감정을 연기할 때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이 신통방통하다.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꼬마 홍길동 이로운(8)의 공이 적지 않았다. 울고 웃으며 시청자들 마음을 움직인 그는 2015년 KBS2 ‘다 잘 될 거야’로 데뷔해 벌써 연기 생활 3년째에 접어든, 나름 ‘고참급’ 아역배우다.

14일 한국일보를 찾은 이로운은 또래들과 딱히 다르지 않았다. 언론사가 신기한지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호기심을 드러내더니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표정이 순간 바뀌었다. “요즘 제가 개발한 표정 연기에요”라고 정색하며 슬픈 표정을 짓는 모습이 제법 연기자다웠다.

이로운은 600대1의 경쟁을 뚫고 홍길동이 됐다. 서울에서 자란 이로운은 전라도 사투리를 무리 없이 구사하기 위해 촬영 전 2달 동안 연기 학원 선생님에게 1대 1 특훈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촬영에 들어간 뒤에는 2달 동안 전북 장수, 고창, 경남 마산, 하동, 강원 강릉, 경기 안성 등 전국을 다녔다. 학교 수업을 체험학습으로 대체하고 새벽 5시에 집에서 나와 하루 종일 촬영을 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어린 나이에 소화하기 힘든 일정. 그래도 이로운은 한번도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포기하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게 다 날아가 버린다”며 나이답지 않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

아역배우 이로운(8)은 MBC ‘역적’에서 배우 김상중과 아버지와 아들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MBC 제공
아역배우 이로운(8)은 MBC ‘역적’에서 배우 김상중과 아버지와 아들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MBC 제공

이로운은 배우 김상중과 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촬영장에서 김상중은 이로운에게 자상한 아버지로 다가왔다가 엄한 선배로 변하곤 했다. 3회 방송분량을 촬영하다 엔지(NG)를 반복한 이로운이 감독에게 혼난 뒤 눈물을 흘리자 김상중이 “길동아”라며 이로운을 불렀다. “아부지(김상중)가 제가 잘못한 부분을 설명하며 ‘반성해야 한다’고 했어요. 며칠 후에 아부지에게 번데기를 드렸더니 팥빵을 나눠 주시더라고요. 그 빵이 그렇게 달수가 없었어요.”

이로운은 연기를 “어른들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 했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이 분야는 내가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연기력은 우는 장면에서 특히 빛났다. 슬픈 장면을 잘 소화해내는 비결을 묻자 단순하면서도 아이답지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10번 우는 연기를 하면 10번 다 다른 생각을 해요. 강아지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나 할아버지가 베트남으로 일하러 가셨을 때를 생각하면 저절로 슬퍼져요.” 섬세하고도 감성적인 성격이 그대로 느껴졌다.

촬영이 끝나고 방학을 이제야 맞았지만 이로운은 여전히 바쁘다. 지난주 라면 광고를 촬영했고 올해 상반기 새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연기를 가다듬고 있다. 하고 싶은 역할을 묻자 머릿속에 그려온 생각들이 다채롭게 쏟아져 나왔다. “아이언맨, 헐크 같은 영웅 역할이나 ‘9시 뉴스’의 앵커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좀 더 크면 특수 경찰이나 군인 같은 멋있는 역할도 할 수 있겠죠?”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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