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

등록 : 2017.03.16 16:05
수정 : 2017.03.16 16:05

중국 외교부, 한국 언론도 ‘사드 보복’ 대상인가

등록 : 2017.03.16 16:05
수정 : 2017.03.16 16:05

중국의 본격적인 ‘사드 보복’이 시작된 15일 오전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텅 비어 있다. 제주=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6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한국 기자들이 지정된 호텔에만 묵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현지에서 취재진의 개별 이동도 최대한 자제토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은 오는 23일 중국 창샤 허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대표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라 본보를 포함해 스무 개 넘는 국내 언론사가 취재를 갈 예정이다. 중국 측은 최근 우리나라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갈등의 골이 깊어져 기자들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다며 이 같은 요청을 해온 것이다. 말이 좋아 요청이지 함부로 취재하지 말라는 섬뜩한 ‘경고’로 들린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붉은악마 등 200여 명의 응원단도 중국측이 지정한 호텔로 숙소를 옮기려고 한다. 그 호텔은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경기장까지 셔틀도 운행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기자들이 이미 다른 곳으로 숙소 예약을 끝낸 터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취재진 대부분은 20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인데 출국을 코앞에 둔 지금에 와서 이런 요청을 한 중국측의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는 기자가 많다.

작년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한국과 중국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취재진은 비자 발급에도 애를 먹고 있다.

단기 취재 비자(J-2 비자)를 받으려면 중국 외교부의 초청장이 반드시 필요한데 중국 측은 특별한 이유 없이 초청장 발송을 차일피일 미뤘다. 축구협회는 이번에 비자 발급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을 하고, 지난 1월 말에 언론사를 대상으로 취재 신청을 받았다. 축구협회가 기자단 목록을 정리해 중국 측에 넘긴 게 2월 4일이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무소식이었다.

결국 15일 밤에야 초청장이 왔는데 취재 신청을 한 24개 언론사 중 최종예선을 단독 중계하는 종합편성채널과 두 개의 통신사 등 3개사만 허락 받았다. 한국 취재진의 규모를 최소화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나머지 언론사들의 초청장은 16일 오후 늦게야 나왔다. 기자들은 17일 오전에 서둘러 주한중국대사관으로 가야 한다. 오전 10시 이전에 비자 신청을 해야만 당일 오후 비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가 미비한 경우라도 발생해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20일에도 출국을 할 수 없다. 중국측의 ‘사드 보복’이 기자들의 취재활동에까지 미치질 않길 빌어야 하나?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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