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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 25년 만의 연극무대 “삶의 의미 부르짖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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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 25년 만의 연극무대 “삶의 의미 부르짖고 싶어”

입력
2018.04.17 17:5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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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출연

개인주의 사회서 희망을 연기

배우 최불암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언론 시연회에서 열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최불암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언론 시연회에서 열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대가 어둡고 계단이 있어서 등장과 퇴장이 참으로 어려웠어요. 게다가 노구(老軀)이니 헛발질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더니 대사도 잊어버리고 한두 군데 실수도 했네요.”

연기 인생 60년, 무대 위 연기가 떨리지는 않았다. 다만 고민은 많았다. “공연 올라가는 보름 동안 건강을 어떻게 유지할까도 고민했죠. 술 한 잔도 마시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도 들고, 밤에 잠을 못 자겠어요.” 배우 최불암(78)씨가 1993년 ‘어느 아버지의 죽음’ 이후 2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언론 시연회가 끝난 후 그는 “제 나이는 힘도 잃고, 계단 오르기도 힘든 나이지만, ‘삶은 이거다’하고 부르짖고 싶은 의미를 지닌 연극이라 다리가 부러지면 어떠랴 하는 각오로 무대에 섰다”고 말했다.

최씨가 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는 “물질과 성공, 개인주의가 강해지며 우리 사회에서 삶을 공유하는 철학이 분명치 않아지고 있다”며 “나이 든 사람으로서 희망을 전하고 아픔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안경모 연출가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수식어를 제외하고도 스스로를 소중하고 존엄한 가치를 갖고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최씨는 이 연극에서 주요 인물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노인 역할을 맡았다. 자신이 하늘의 별에서 왔다고 말하며 어려움을 겪는 등장인물들에게 ‘네 안에 별이 있다’며 희망을 전한다. 최씨에게 연극은 이 역할 그 자체인 듯했다. 그는 자신을 “광대”라 했다. “예전에 광대는 사람들을 불러 놓고 세상의 문제점을 내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서로의 판단을 교환하기도 했어요. 희로애락을 함께 경험하는 장소가 바로 극장입니다. 연극이 많이 성행해서 같이 사는 삶이 되면 좋겠어요.”

25년 만에 연극에 복귀한 그를 앞으로도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을까. 최씨는 “연기는 얼마든지 발전해가면서 할 수 있지만 육체적으로 힘들 때는 결국 정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 작품이 고별작품은 아니지만 마음으로는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다음달 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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