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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진 기법 배운다며 ‘외유성 출장’ 떠난 공기업 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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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진 기법 배운다며 ‘외유성 출장’ 떠난 공기업 감사들

입력
2017.07.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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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감사 수 십명이 선진 감사기법을 벤치마킹하겠다며 호주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5박 7일 일정으로 참석, ‘외유성 출장’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참가자들이 호주 내 유명 관광지에서 적잖은 시간을 보낸데다 한 명당 1,000만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투입돼 최근 수해 중에 유럽 연수를 떠난 충북 도의원들에 뿔 난 국민정서를 외면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복수의 공공기관에 따르면 한국감사협회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7 세계감사인대회’에 참가할 시중은행 등 민간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 내 감사, 감사 실무자들을 모집, 지난 21일 오후 현지로 출국했다. 총 참가인원 100여명이며, 공기업과 공단 등 공공기관에서는 감사 20여명을 포함해 감사 관련 실무자 50~60명이 참가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감사 혼자 참석하기도 했지만, 감사 한 명에 실무자 2,3명이 수행원으로 동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식일정은 24일부터 26일까지로, 이들은 27일 귀국 예정이다. 협회 측은 “전 세계 2,500여명 감사 관련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 대회”라며 “예전에 외유 논란이 있어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불평이 나올 만큼 세미나 등 교육프로그램만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 측 설명과 달리 참가자들은 현지 관광을 포함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 오페라하우스 등 시드니 내 유명 관광지를 단체 관광한 것.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시드니에서 버스로 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유명 국립공원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투어 일정도 있었다”고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감사의 경우 참가비 200만원에다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를 더해 인당 1,000만원 정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행원들은 이보다 조금 낮은 500만~600만원 정도 비용을 치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방만경영 비판을 받는 공공기관들이 굳이 이 정도 돈을 내고 여러 명이 몰려가면서까지 꼭 참석해야 할 대회인지는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부 공기업은 ‘외유성 일정’ 등을 이유로 참가비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거나 아예 불참한 곳도 있었다. 더욱이 기관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출장을 떠난 감사 관계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 들어 교체되기 직전 ‘마지막 외유성 출장’을 떠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권영상 한국감사협회장은 “철저히 연수를 위한 목적으로 간 출장으로 참가자들이 연수일정 전후로 개최지 주변을 돌아본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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