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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입양 남매, 37년 만에 친부모와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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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입양 남매, 37년 만에 친부모와 상봉

입력
2018.05.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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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전 실종된 후 프랑스로 입양된 김모(오른쪽 두번째)씨와 여동생(오른쪽 네번째)이 5일 당진 신합덕성당에서 부모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충남경찰청 제공
37년전 실종된 후 프랑스로 입양된 김모(오른쪽 두번째)씨와 여동생(오른쪽 네번째)이 5일 당진 신합덕성당에서 부모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충남경찰청 제공

“너희들을 버린게 아니고 살기 어려워 돈을 벌러 나갔다가 그렇게 된거야.” “잊지 않고 찾고 계셨다니 감사합니다.”

어린이날이던 지난 5일 충남 당진 신합덕성당에서는 끊어졌던 혈육의 정을 잇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37년전 실종됐던 남매를 찾은 부모, 부모를 잃어버린 뒤 프랑스로 입양돼 중년이 된 남매가 극적인 상봉을 한 것. 통역을 통해 말을 주고 받았지만 마음은 이미 통하고 있었다.

이들의 극적인 상봉은 10개월에 걸친 경찰의 끈질긴 추적이 이뤄낸 결실이었다. 이날 부모를 만난 오빠 김모(47ㆍ실종당시 10살)와 여동생(44ㆍ실종당시 7살)는 1981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서울에 있던 부모와 떨어져 충남 아산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조부모의 사망으로 남매는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에게 맡겨졌다.작은아버지는 한달 후 남매를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데려다 주러 길을 나섰다 이들을 잃어버렸다. 이 사실을 차마 알리지 못했던 작은아버지도 얼마 후 사망했다.

뒤늦게 남매의 실종을 알게 된 부모는 37년동안 아픔의 세월을 보냈으며, 이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더 이상 자녀를 두지 않았다.

이들의 상봉 계기는 충남지방경찰청이 지난해 7월부터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을 운영하면서마련됐다. 경찰은 이들 남매를 포함하여 장기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재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남매사건은 신고 당시부터 중요 단서였던 작은아버지가 사망한 상태라 실종 일시와 경위가 특정되지 않아 수사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경찰은 김군이 어깨에 멘 가방의 사진을 보고 당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를 확인하고 이들의 행적을 추적했다. 실종일시 등이 특정되면서 해외입양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자료를 추적, 1982년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했다.

30년 전 사진과 이름만으로 이들의 행방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한인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 지난 1월 30일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남매를 발견했다. 이어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유전자 시료를 전달받아 부모와 대조해 친차관계를 확인했다.

남매는 본인들을 계속 찾고 있었다는 부모의 말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이들 남매는 일주일가량 부모와 함께 지내다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건이 되는대로 부모를 프랑스로 초대하고 다시 한국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당진=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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