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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번지는 '생탁' 불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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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번지는 '생탁' 불매 운동

입력
2015.07.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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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외국서 동참… 아이스 버킷 챌린지 형태도

“눈물로 만든 막걸리는 맛도 없어요(Makkoli made of tears doesn’t taste good!)”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외국인 여성의 사진이 올라왔다. ‘생탁 불매’라는 종이를 든 이 여성은 뜻밖에도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었다.

노사 갈등이 심각한 부산합동양조가 생산한 막걸리 ‘생탁’을 사지 말자는 운동이 SNS상에서 잔잔하게 확산되고 있다. 한편으론 노동조합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다.

미국 워싱턴에 사는 지혜(36ㆍ여)씨는 얼마 전 회사 동료들에게 부산합동양조의 노사갈등 소식을 전했다. 주된 내용은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측이 파업 중인 직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12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이었다. 소식을 접한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금까지 약 20명이 생탁 불매 종이를 들고 SNS에 등장했다.

지혜씨는 “지인의 SNS에서 처음으로 생탁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울컥했다”며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고 외로운 투쟁을 하는 것 같아 응원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참여배경을 설명했다.

시민사회의 생탁 불매나 지지 캠페인도 SNS를 통해 진화하고 있다. 이 운동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를 연상시킨다. 응원 메시지를 담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린 뒤 다음 참여자로 지인 1~2명을 지목,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릴레이 운동은 부산 한 시민이 근로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을 여행 중인 곽빛나(27ㆍ여)씨도 그 중 한 명. 곽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독일 마인츠에서 찍은 사진과 응원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늦었지만 인증샷을 남긴다. 고공농성 중인 그들을 생각하면 미안하다”며 “부산 생탁 노동자들의 투쟁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곽씨처럼 다른 사람의 지명을 받은 10여명이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한편 노동자 처우개선과 소수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시작한 송복남(54) 부산합동양조 일반노조 현장위원회 총무부장의 부산시청 앞 고공농성은 31일로 107일을 맞았다. 부산합동양조 노사는 앞서 지난달 19일과 24일 끝장교섭을 벌여 고용안정과 노조활동 보장에는 의견 접근을 보였지만 해고기간 임금상당액 지급 등 생계비 지원 분야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현재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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