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로바이러스 71에 걸릴 경우
백신 없고 뇌염 등 합병증 위험
“고열ㆍ구토 증상 종합병원 찾아야”
수족구병 환자가 3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보건당국의 경계도 엄중해지고 있다. 수족구병 예방을 위해선 손 씻기 생활화 등 개인위생 관리가 최선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에 살고 있는 10개월 된 남아 A군은 지난달 6일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 동네병원을 찾았다가 구토를 하는 등 증상이 악화해 같은 달 10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A군은 이후 혼수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질본 검사 결과 A군은 엔테로바이러스 71(EV71) 수족구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족구병은 5세 이하의 영유아가 자주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입안에 붉은 반점 또는 궤양이 생기고 열이 나는 증상을 동반한다. 콕사키바이러스 A16이 주원인이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 에코바이러스 18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은 뇌염, 뇌수막염, 폐출혈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때문에 질본도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 유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검사 의뢰된 80건 가운데 3건만 엔테로바이러스로 집계돼 유행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엔테로바이러스가 계속 늘어날 경우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게 질본 설명이다. 질본 관계자는 “다른 바이러스로 걸린 수족구병은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은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 사망 사례는 검사를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엔테로바이러스 7 때문이었다. 2011년 2건, 2012년 1건, 2013년 2건, 2014년 1건 등 매년 1, 2건씩 확인됐다.
수족구병은 따로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로 손 씻는 것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 장난감이나 집기 등은 소독하는 게 좋다. 감염자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 대변, 수포 안의 진물에 의해 전파되거나 오염된 물을 마신 경우 감염되기 때문에 어린이집, 유치원, 놀이터, 수영장 등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에는 가능한 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이 의심될 경우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39도 이상의 열이 나거나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구토 무기력증 호흡곤란 등 신경계 합병증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종합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수족구병 의사환자는 지난달 19~25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 당 50.5명이었다. 6월 이후 매주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2009년 표본감시 도입 이래 최고치는 35.5명이었다. 유행은 보통 8월까지 지속된다. 질본 관계자는 “수족구병은 백신이 없어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누적되면 크게 유행하는 식으로 주기를 탄다”며 “증상이 있으면 가급적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을 중지해 확산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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