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4.09 00:48
수정 : 2017.04.09 11:54

[특파원 24시] “길고양이 보호 vs 새 보존” 美 동물단체들 충돌

등록 : 2017.04.09 00:48
수정 : 2017.04.09 11:54

#1

워싱턴의 ‘고양이 근로자’ 운동

“음식점이 밥 먹이면 쥐 감소”

#2

조류 보호단체가 반발하고 나서

쥐 사냥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장

“새만 한해 40억 마리나 희생”

미국 수도 워싱턴의 떠돌이 고양이 문제를 다룬 ABC 방송 화면.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고양이 근로자(Blue Collar Cats)’ 프로젝트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워싱턴의 동물보호단체 ‘인도적 구조연합(Humane Rescue Alliance)’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거리에서 포획된 주인 없는 ‘야생 고양이’로 워싱턴의 악명 높은 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이를 근로자로 변신시켜 풀어놓는 방안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4만여마리의 주인 없는 고양이가 워싱턴 일대를 배회한다. 시 당국은 이 가운데 매년 2,000여마리를 생포한다. 2008년 이전에는 안락사를 시켰으나, 이후에는 거세ㆍ예방접종ㆍ인식표 부착 등 조치를 취한 후 거리에 다시 풀어 놓고 있다. 번식만 못할 뿐 음식을 구하려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쁜 고양이’ 신세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고양이 근로자’ 프로젝트는 거세 후 돌아온 고양이와 워싱턴 시내 음식점ㆍ건물 주인을 결연시키는 내용이다. 워싱턴은 뉴욕ㆍ시카고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쥐가 많이 들끓는 곳이어서, 음식점이나 건물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건물 주인은 애지중지 키우는 대신, 고양이를 일꾼으로 고용한 사업주처럼 정기적으로 정해진 장소에 품삯으로 먹이를 놓아주고 건강 여부만 살펴 ‘인도적 구조연합’에 보고하면 된다.

‘인도적 구조연합’은 주인 없는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을 실현시키는 효과적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고양이는 먹거리가 보장돼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고, 고양이를 직원으로 고용한 음식점 주인은 쥐가 얼씬도 않아 좋다는 것이다. ‘인도적 구조연합’의 로렌 립시 부회장은 “시 당국 협조아래 7마리의 돌아온 ‘야생 고양이’가 현업에서 활약 중인데, 뛰어난 사냥 능력으로 음식점 고용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단체가 사업을 확장하려던 순간 예기치 않은 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같은 동물보호단체이지만, 고양이보다 새에 관심이 더 많은 단체(미국조류보호협회)다. 이 단체는 ‘고양이 근로자’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반대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언론의 독자투고에 반대 의견을 기고하는가 하면, ‘고양이 근로자’ 프로젝트를 용인한 워싱턴 시당국을 불법을 용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류보호협회 그랜트 사이즈모어 회장은 “주인 없는 고양이를 풀어놓는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존스홉킨스대학의 관련 연구를 인용, 고양이는 가끔 쥐를 사냥할 뿐이어서 해당 지역의 쥐 개체 감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만 매년 최대 40억마리의 조류와 223억마리의 포유류가 야생 고양이에 희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이들 고양이 자체가 각종 병균 덩어리여서 인간 사회의 위생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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