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ㆍ도교육청 산하 17명 이달 말 3개국 6박8일 연수 계획
교육 일정 7시간뿐… 외유성 논란
전국 시ㆍ도교육청이 재정악화로 인건비 등 각종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가운데 17개 시ㆍ도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장들이 이달 말 유럽 3개국으로 외유성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6일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이 각 시ㆍ도 교육연수원에 보낸 ‘정책역량강화과정 연수경비 납부 협조’ 공문에 따르면 교육연수원장 17명은 이달 22일부터 29일까지 오스트리아ㆍ독일ㆍ스위스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정책역량 강화 목적으로 6박8일 간 3개국 7개 도시를 방문하는 데 드는 연수경비는 1인당 433만7,000원이다.
문제는 총 7,400만원이 드는 ‘정책역량강화과정’ 연수 내용이 사실상 관광에 가깝다는 점이다. 한국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2014년도 전국교육연수원장 정책역량강화과정 국외연수 일정’에 따르면 교육연수원장들이 참여하는 일정 가운데 교육과 관련된 것은 3회, 7시간30분에 불과하다. 오스트리아 빈, 독일 뮌헨, 스위스 취리히에서 교사 양성체계 및 정책 사례 등을 한 차례씩 둘러볼 뿐이다.
나머지 일정은 지역문화체험으로 채워져 있다. 연수 프로그램이 없는 도시에 들러 지역문화체험을 하기도 하고, 교육 연수와 전혀 관계 없는 스위스 산악지역을 관광하는 일정으로만 채워진 날도 있다. 이들은 26일 오전 취리히에서 ‘이중 언어 교육 프로그램 우수학교의 커리큘럼 개발’ 연수에 참가한 뒤 28일 귀국 비행기를 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반대 방향인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향한다. 27일 오전 8시 인터라켄의 융프라우 산으로 향하는 산악기차에 탑승한 뒤 오후 4시쯤 내려 온다. 이렇게 일정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체험 및 관광만 8회에 달한다.
또 교육연수원장들은 현지 워크숍에 2번 참가한다. 교육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저녁 시간에 이뤄지는 워크숍에 대해 “저녁 시간에 먹고 마시는 걸 일정에 표현하기 어려워 관행적으로 워크숍이라는 표현을 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연수를 주관하는 중앙교육연수원은 “현지 교민들과 교육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어떤 개선 방안이 있는지 논의하는 간담회 겸 워크숍”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내 교원ㆍ교육공무원 연수를 맡은 교육연수원장들의 직무와는 연관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수 예산은 이미 지난해 편성된 것”이라며 “교육청에도 지도ㆍ감독권이 있기 때문에 내년 예산안에서는 공무원 해외 연수 비용을 우선적으로 삭감했다”고 밝혔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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