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표향 기자

등록 : 2017.04.14 15:35
수정 : 2017.04.14 15:35

KBS, 군대 동성애 편파 보도ㆍ혐오 발언 ‘시끌’

군법 조항 논란은 배제... 페북지기는 혐오감 노골적 표현

등록 : 2017.04.14 15:35
수정 : 2017.04.14 15:35

KBS 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군대 동성애 관련 리포트와 이에 대한 관리자의 코멘트. KBS 페이스북 화면 캡처

KBS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 뉴스 리포트를 내보내고, 이 리포트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소개하며 혐오 표현을 게재해 논란을 빚고 있다. KBS는 군대 내 동성애 관련 리포트를 13일 밤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포르노 영화 찍냐?” “#언제 #어디서든 #성관계 #동성”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비하의 의미가 담긴 표현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드(더)럽지도 않냐”고 댓글을 남기자 페이스북 관리자는 “우웩”이라고 답변하며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냈다. “군대 미쳤다. 또라이들 너무 많구나”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군대를 갔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등의 댓글에도 “직업군인이 많다는 점이 참” “저희도 이해가 안 갑니다. 어리둥절”이라며 동조했다.

리포트의 논조도 문제가 됐다. 이 리포트는 ‘현역 군인 30여명이 부대 안팎에서 동성간 성관계를 한 사실이 적발돼 군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으로, 군대 내 동성애 및 추행은 군 형법 92조에 따라 징역 2년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또 “앞으로도 동성간 성관계 등 군 기강 문란행위에 대해 법과 규정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해나갈 방침”이라는 군 당국자의 발언도 덧붙였다.

군 형법 92조는 협박이나 폭행 같은 강제력이 없어도 동성애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법 조항이다. 인권단체들은 이 조항이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할 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인권과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해 왔다. 유엔(UN) 등 국제사회도 꾸준히 폐지를 권고하고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이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도 여러 차례 열렸다. 하지만 KBS 뉴스는 이러한 논란은 배제한 채 군 당국의 일방적 입장만을 전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박**씨는 “근래 본 뉴스 가운데 가장 역겨운 시선의 영상 코멘트였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약자에 대한 혐오는 완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안**씨는 “적용된 군 형법 존치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해당 법을 근거로 군대의 부당한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는 기사를 올리다니”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어느 누구라도 개인의 성적지향을 대상으로 비웃고 혐오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시청자에게 수신료를 받고 공익을 실천해야 하는 공영방송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김**), “이런 공영방송을 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오늘의 뉴미디어 담당자는 훗날 KBS의 부끄러운 과거로 기억될 거다”(김**), “기사도 그렇지만 공영방송 (페이스북) 관리자가 앞장 서서 혐오를 조장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입이 안 다물어진다”(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해당 게시물에서 페이스북 관리자의 코멘트를 수정, 삭제하며 진화에 나섰다. 14일 공식 사과문을 올려 “앞서 작성된 멘션과 댓글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해당 글을 작성한 담당자에 대해서는 엄중히 주의 및 경고하겠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논란이 된 글을 특정한 의도를 갖고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코멘트만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해당 기사 자체도 문제다”(백**)라며 기사 삭제와 정정 보도를 요구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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