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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 유병언 버려두고 나홀로 도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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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정, 유병언 버려두고 나홀로 도피…왜?

입력
2014.07.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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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엄마 만나서도 유씨에 연락 않고 유씨 도우려는 별다른 조치 안 취해

김 엄마, 식사와 물품은 챙겨줬지만 유씨 도피 총괄 지휘 정황은 없어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했다 29일 검찰에 자수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씨. 연합뉴스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했다 29일 검찰에 자수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씨.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 총괄 지휘책으로 지목된 일명 '김 엄마' 김명숙씨가 29일 오전 재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씨는 28일 자수해 밤늦게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인천=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 총괄 지휘책으로 지목된 일명 '김 엄마' 김명숙씨가 29일 오전 재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씨는 28일 자수해 밤늦게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인천=연합뉴스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도피를 적극 도왔던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는 5월 25일 전남 순천시 별장에 유씨를 사실상 버려두고 도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유씨의 최후 행적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지목됐지만 24일 이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드러나 유씨는 혼자 고립된 채 별장 인근 매실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씨는 5월 25일 새벽 3시쯤 유씨가 은신한 전남 순천시 별장 ‘숲 속의 추억’ 인근 야망연수원에 검찰 수사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혼자서 승용차를 타고 전주 동서 집으로 도피했다. 가까운 별장에 있던 유씨나 유씨를 수행하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여신도 신모(33·여)씨에게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연수원을 탐문하고도 숨어있던 양씨를 검거하지 못했고, 오후 4시쯤 별장의 존재를 파악해 뒤늦게 수색을 벌였을 때도 별장 안 비밀공간에 숨어있던 유씨를 찾지 못했다.

이후 경기 안성시 금수원으로 복귀한 양씨는 다른 유씨 도피 핵심 조력자인 ‘김 엄마’ 김명숙(59·여)씨를 만나서도 유씨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는 ‘김 엄마’와 함께 (순천에 두고 온 유씨에 대해) 걱정은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8시쯤 검찰에 자수한 양씨는 “(유씨를) 5월 23일, 24일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그는 자신과 유씨를 수행한 신씨 외에 다른 도피 조력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유씨 일가 계열사 대표를 지낸 구원파 핵심 신도로 유씨가 5월 3일 금수원 인근 구원파 신도 한모(49·구속 기소)씨 집에서 순천 별장으로 이동할 때 차량을 운전했던 인물이다. 순천 별장을 마련하고 수리한 것도 양씨다. 양씨는 이후 금수원과 순천 별장을 오가며 유씨의 식사 등을 챙겼지만 5월 25일 이후 유씨를 돕기 위한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와 양씨의 도주 경위와 경로, 유씨의 마지막 행적, 구원파 내부에서 혼자 있던 유씨를 구출하려 했는지에 대해 양씨를 상대로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유씨가 도피 중 강원지역에 새로운 은신처 마련을 위해 양씨와 ‘김 엄마’ 김씨에게 3억원씩 총 6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다. 28일 양씨의 부인 유모(52)과 함께 자수한 김씨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해 실제 돈이 건네졌는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게 됐다.

김씨 역시 당초 알려진 유씨 도피 총괄 지휘자가 아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검찰 조사를 받은 김씨는 유씨가 금수원에서 빠져나와 서울의 신도 집으로 도피생활을 시작한 4월 23일부터 동행했고, 5월 4일 전남 순천시 별장으로 이동할 때도 유씨와 함께였다. 유씨가 신도 집과 별장에서 머물던 4월 말~5월 말까지 김씨의 역할은 주로 도피 물품을 준비하고 유씨의 식사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금수원에서 유기농 식품 개발을 맡았던 김씨는 2007년부터 유씨 식사를 전담해온 인물이다. 김씨는 유씨의 집무실 관리를 맡기도 했다.

김씨는 유씨가 금수원 인근의 구원파 신도 한모씨 집에 머물던 4월 28일쯤 ‘신 엄마’ 신명희(64·구속)씨로부터 은신처 마련 비용을 전달 받아 양씨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다. 양씨는 실제로 이 돈으로 안성시 소재 단독주택 매매계약까지 맺었지만 나중이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도피대책회의와 관련해서도 “뚜렷하게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유씨의 장남 대균씨가 프랑스로 출국하려 한 것도 혼자 결정한 것이고 최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의 해외 출국은 예정된 일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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