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기중 기자

등록 : 2017.10.02 04:40
수정 : 2017.10.02 09:38

여느 명절처럼… 이번 추석도 집값 변곡점 될까

등록 : 2017.10.02 04:40
수정 : 2017.10.02 09:38

가을 이사 성수기 맞물려

지난해 추석 뒤 상승률 껑충

10년만에 최고치 0.35% 기록

올해 설 후에도 매수심리 가속

이달 말 가계부채종합대책 등

추가 규제 변수 속 “강세” 예측도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승인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뉴스1

#1. 지난해 추석 연휴 직전 서울의 아파트값 주간상승률(9월9일 기준)은 0.28%였다.

연휴 이후 한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하지만 같은달 30일 0.35%까지 급등, 2006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추석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어 닥친 부동산 열기는 결국 서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전매제한기간 강화 등을 담은 ‘11ㆍ3 부동산대책’ 발표의 단초가 됐다.

#2.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1월 들어서도 보합권에 머무르던 서울의 아파트값은 하지만 설 연휴 3주 후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잔뜩 움츠렸던 매수 심리가 서서히 풀리면서 서울의 아파트값 주간상승률(2월17일 기준)은 당시 0.06%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런 상승폭은 3월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작년 11ㆍ3 대책 이후 떨어졌던 아파트 가격을 어느덧 빠르게 회복시켰다.

역대로 부동산 시장에서 설, 추석 같은 명절 연휴는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변곡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기상 연휴 이후 본격적인 봄ㆍ가을 이사철 성수기가 시작되는데다, 전국에서 모인 친지들에게 생생한 주택시장 동향을 전해 듣고 주택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유독 긴 올해 추석 연휴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역대 최고 강도로 평가되는 8ㆍ2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서울의 아파트값이 추석을 앞두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연휴 이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 굵직한 관련 추가 대책 발표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시장 변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안정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률(0.04%)의 두 배나 오름폭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강남4구는 전주에 비해 0.2%나 오르며 8ㆍ2 대책 충격파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7일 잠실 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허용되면서 일부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의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일단 서울 아파트값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상승세를 꺾을 만한 악재가 없고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연말까지 사업에 속도를 내는 재건축 단지들이 늘면서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전을 벌이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다만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반기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이달 하순께 나오는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이후 시장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주거복지로드맵의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내용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내년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임대사업으로 전환할 것인지, 주택을 매각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현재 가계부채가 최대치로 늘어난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커지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8ㆍ2 대책의 핵심인 청약조정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분양권 양도세율 인상 등 세제 개편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럼에도 추석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정부가 더욱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전문가들은 매수에 신중할 것을 권유하는 분위기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집값 하락에 대한 의지가 강해 함부로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매매 수요도 일부 전세로 돌아서는 중이고 서울 외 수도권은 연말까지 입주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서울은 보합 또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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