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흡연 가능성 1.4배 높아
박하향(멘톨) 담배나 캡슐 담배 같은 가향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질병관리본부가 김희진 연세대 교수에게 의뢰한 ‘가향담배가 흡연 시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가향 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도한 경우, 일반 담배로 흡연을 시도한 사람에 비해 현재까지 흡연자로 남아 있을 확률이 1.4배 높았다. 그만큼 중독성이 더 강하다는 얘기다.
가향 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흡연 욕구 자체를 더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흡연 경험자의 70% 이상(70.6%)이 “가향 담배의 향이 흡연을 처음 시도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또 가향 여부와 유해성은 무관하지만, 가향 담배 흡연자는 상대적으로 유해성을 낮게 인식하고 있었다. 가향 담배 흡연자들은 절반 이하(49.9%)만이 ‘가향 담배가 분명히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흡연자(73.4%)나 일반담배 흡연자(54.2%)보다 낮은 비율이다. 연구 결과에 대해 오경원 질본 건강영양조사과장은 “가향 담배는 담배 연기의 자극적 특성을 숨겨 일반 담배보다 흡연 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향 담배는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13~39세 흡연자 중 65.5%가 가향 담배를 피우는데, 여성(73.1%)이 남성(58.3%) 보다 가향 담배 흡연율이 높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13~39세 9,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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