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동창리 발사장 작업 분주, 동해는 이동식발사대 움직임
동체 도착해 발사 준비 마무리 단계
예고 첫날인 8일 발사도 가능할 듯
우다웨이 “결과 알 수 없다” 빈손 귀국
북한이 8~25일 위성을 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실제 발사준비에 속도를 내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는 준비작업이 분주해졌고, 동해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이동식발사대(TEL)가 움직인 것으로 전해져, 북한이 한미 감시망을 교란하기 위해 동ㆍ서해에서 양동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일 평양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북한 당국의 아무런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빈손 귀국했다. 우 대표는 이날 귀국하면서 “해야 할 말은 다 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해, 북한에 미사일 발사 중단을 압박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번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전전에 직접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그는 2~3일 평양에서 열린 회의에서 “인민 군대는 오직 최고사령관(김정은)이 가리키는 한 방향으로만 나가야 한다”고 발언, 마치 최후통첩을 연상케 했다. 북한이 통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이후 김정은의 발언을 공개한 것과 달리 미리 보도한 것은 분위기를 잡겠다는 기선제압용으로 풀이된다.
동창리 발사장에서는 2012년 12월 은하3호 발사 때와 비슷한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1일(현지시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3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발사장 내 수평작업 건물 주변의 차량이 1주일 사이 1대에서 9대로 크게 늘었다. 이 건물은 레일에 실려온 미사일 동체를 수평으로 눕혀 연결부위 등을 최종 점검한 뒤 발사대에 세울 준비를 하는 곳이다.
따라서 수평작업 건물 주변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것은 평양시 산음동의 병기연구소에서 화물열차에 실려 온 미사일 동체(본보 1월 30일자 1면)가 이미 동창리에 도착했고, 발사준비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후 조립을 마치고 발사대로 옮겨 실제 발사하기까지 걸리는 시일은 3,4일이면 충분하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발사를 예고한 첫 날인 8일 이후 언제든 카운트다운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발사대 옆 지지탑의 작업 플랫폼은 모두 위장막으로 덮여 있는 상태다. 다만, 액체연료를 미사일 밑에 있는 지하에서 주입하기 때문에 위성감시로는 정확한 발사시점을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NHK는 “북한 동해안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은 TEL이 이동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4일 보도했다. 북한은 동창리의 장거리미사일을 제외한 스커드ㆍ노동 단거리미사일과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을 모두 이동식발사대에서 쏠 수 있다.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4월 동해에서 무수단을 실은 TEL을 옮겨 다니며 실제 발사대를 수직으로 세우는 일촉즉발의 단계까지 위기를 고조시킨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TEL이 이동한 정황은 확인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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