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민승 기자

등록 : 2017.04.19 20:00
수정 : 2017.07.04 15:25

[짜오! 베트남] 베트남 도심 명물 ‘노천 카페’ 사라지나

<7> 경제성장 주도하는 관광산업

등록 : 2017.04.19 20:00
수정 : 2017.07.04 15:25

베트남 당국서 대대적 단속

호찌민, 하노이 등으로 확산

호찌민시내 한 노천 카페에서 바라본 부이 비엔 거리 풍경. 많은 관광객들이 보도 위에 설치된 의자를 도로 방향으로 놓고 앉아 지나는 사람들과 오토바이를 구경한다. 정민승 특파원

베트남에서는 자동차, 오토바이, 사람이 모두 차도에 섞여 다니는 때가 많다. 특히 도심의 이면도로가 그렇다.

차도와 인도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만, 낮에는 직장인들이 몰고 온 오토바이가, 밤에는 플라스틱 의자들이 인도를 점령한다. 낮에는 주차장으로, 밤에는 노천카페로 각각 활용되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음에도 베트남 대도시 도심에서는 이런 곳이 아니면 볼거리가 빈약하다. 사람들과 어울릴 공간도 넉넉하지 않다. 이 때문에 길 위의 카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해가 진 뒤 선선해지면 커플끼리, 친구들끼리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 목 좋은 곳에 자릴 잡고 늦게까지 수다를 떤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었으나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서도 노천카페 등 길거리에 앉아 도심의 밤 분위기를 즐기는 문화가 인기 관광코스가 됐다고 한다. 자리 앞의 인파, 담배ㆍ껌 등을 파는 행상이 다양한 표정으로 오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게 묘미다. 관광객들이 단체로 와서 앉았다 가기도 하고, 심심찮게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

이곳에서는 3만동(약 1,500원)이면 맥주는 물론 웬만한 음료를 다 마실 수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장사꾼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기 때문에 원치 않는 상품을 구입하지 않기 위해서는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하는 등 나름의 규칙도 있다. 호찌민 시내 부이 비엔 거리에선 재주꾼들이 불쇼를 비롯한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만히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각본 없는 풍경을 즐기는 것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다운 풍경들이 조만간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베트남 당국이 ‘보도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자’ 등의 구호를 내세워 도심 미관정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찌민과 하노이시는 물론 최근 하롱베이 인근 하이퐁시까지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초 하노이시는 보도에 불법 주차된 자동차와 오토바이, 상점, 보도위로 드리워진 상점들의 캐노피 등 장애물을 대대적으로 제거하기 시작했다. 호찌민시는 이에 앞서 2월에 이 캠페인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미관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이면에는 과세 등 다른 문제들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오토바이에 점령 당한 호찌민 시내 중심가 한 이면 도로변의 인도로. 보행자가 차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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