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틸러슨 “중국 접경지대의 많은 북한 사업체 폐쇄됐다”

알림

틸러슨 “중국 접경지대의 많은 북한 사업체 폐쇄됐다”

입력
2017.11.10 17:28
2면
0 0

대북 제재 효과 가시화

“트럼프ㆍ시진핑 회담서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 논의”

北, 중러 노동자 17만명 철수 지시

연 2억달러대 김정은 자금줄 타격

중동ㆍ유럽서도 취업비자 등 제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한 고층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인 북한 노동자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한 고층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인 북한 노동자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해외 노동자들을 송환하고, 중국과 국경지역에서 운영 중인 사업체를 폐쇄하는 등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잇따른 제재 여파로 북한의 내부 동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의 동참을 한층 압박할 계획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10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연말까지 중국ㆍ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 17만명에 대해 귀국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북측의 조치는 두 나라가 더 이상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자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북한 해외노동자의 신규 송출을 전면 금지시켰다.

북한은 현재 중국 봉제공장, 식당 등에 12만명, 러시아 목재 벌채 현장 등에 5만명의 노동자를 파견 중이다. 북한은 중국 측 파트너의 사정을 고려해 연내 8만명, 나머지 4만명은 내년 중 귀국시킬 계획이다. 러시아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대부분 연말까지 철수를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해외노동 수출로 연간 2억3,000만달러(약 2,572억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철수가 현실화하면 김정은 정권의 외화 획득 전략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신문은 “중국ㆍ러시아 외에도 중동과 유럽 내 북한노동자 거점이던 쿠웨이트, 폴란드, 몰타 등이 취업비자 연장이나 발급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대북제재 효과와 관련한 의제는 비중 있게 다뤄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도 논의했다”며 “북중 접경지대에 위치한 많은 (북한) 사업체가 제재로 인해 폐쇄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9월11일부로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수용해 120일 안에 북한과 합작이나 합자 형태로 설립한 기업의 폐쇄를 명령한 바 있다. 대북 소식통은 “접경 도시 단둥(丹東) 등에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봉제공장을 중심으로 명령의 여파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대북제재가 북한 내부 경제와 일부 주민, 심지어 군부에까지 압력을 만들어내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 (제재)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면서 긍정적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미 CNN방송은 “미국이 유엔 제재가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71ㆍ2375호에 더해 지난달 25일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ㆍ기업을 전 세계 금융망에서 차단하고,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해외 기업을 제재하는 등 초강경 내용을 담은 ‘오토웜비어 대북제재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미국의 이런 제스처는 현실적으로 독자제재나 군사옵션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놓고 중국과 이견이 큰 만큼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양국의 공통 분모를 토대로 중국의 참여를 보다 강하게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틸러슨 장관은 “중국 측도 자신들이 보고 있는 (대북 압력) 신호를 우리와 공유해 왔다”며 “미중 정상은 안보리 결의의 전면 이행을 위해 무슨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아주 상세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확인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