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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미 의회 연설선 트럼프 국가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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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미 의회 연설선 트럼프 국가주의 비판

입력
2018.04.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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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마이크 펜스(뒷줄 왼쪽) 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원들의 박수에 답례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앞서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마이크 펜스(뒷줄 왼쪽) 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원들의 박수에 답례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보였던 우호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미 의회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맞서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미 상ㆍ하원 의원들의 3분 기립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선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국제사회 참여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국제 무역협약으로 미국이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한 시간 남짓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의 정책 노선 대부분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고립주의와 후퇴, 국가주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공포에 대한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라며 “세계로부터 문을 닫는다고 세계의 진화를 중단시킬 순 없다. 오히려 시민의 불안감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문제의 해법으로 ‘강한 다자주의’를 내세우며 “미국이 바로 이 다자주의를 개발했고, 이를 보호하고 재발명하는 데에도 마땅히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시점에 미국과 유럽은 함께 도전에 맞서야 한다. 국제사회로서 21세기 국제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로 논의한 이란 핵 협상에 대해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對)이란 정책이 또 다른 중동 전쟁으로 귀결돼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는 적절한 대안 없이 이란 핵 협상을 포기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재협상이 없으면 이란 핵 협상의 결과를 지키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엄포에 대항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환경 탈규제 노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ㆍ공정 무역이 필요하다. 무역전쟁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고 중산층이 그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무역분쟁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선 “플래닛 B(대체 지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저탄소 경제로 연착륙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를 가져와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미국이 파리 협약으로 돌아오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은 특히 민주당을 중심으로 워싱턴 주류 정치권 의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펜실베이니아 가 양쪽 끝에 있는 모든 이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말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가 양쪽 끝에는 미국 의사당과 백악관이 있다. 백악관은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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