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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NPT 탈퇴도 검토 중”… 미국의 ‘핵협정 파기’ 위협에 초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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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NPT 탈퇴도 검토 중”… 미국의 ‘핵협정 파기’ 위협에 초강경 대응

입력
2018.04.2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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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의 타브리즈 지역에서 군중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타비즈=EPA 연합뉴스
24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의 타브리즈 지역에서 군중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타비즈=EPA 연합뉴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되는 ‘핵협정 파기’ 위협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고려 중”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NPT 탈퇴란 곧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겠다는 뜻이다. 2013년 11월 이란과 서방의 핵협정 잠정 타결과 함께 가라앉았던 중동발(發) 핵 위기가 4년 반 만에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놀랄 만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NPT를 탈퇴하는 것도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NPT 조항을 보면 자국의 이익과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이를 탈퇴할 수 있다. 우리는 핵기술을 재가동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미국이 핵합의에서 철수할 경우 준엄하고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3년 전 체결된 ‘이란 핵협정’이 미국에 의해 무효가 되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경우, 이란 또한 초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1968년 NPT에 서명한 이란은 2년 후 NPT 발효와 함께 비핵 체제에 합류했지만, 1970년대 팔레비 국왕 시절부터 비밀리에 핵개발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꾸준히 받아 왔다. 그러다 2002년 반정부 단체가 이란 내 비밀 핵시설을 폭로하면서 이란 핵위기는 국제 사회의 현안이 됐고, 2013년 온건 중도파인 로하니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 해 7월 서방 세계와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된 데 이어, 2015년 4월 독일 중재 하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과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하면서 마침내 이란 핵위기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부터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이란 핵협정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난한 그는 탈퇴나 파기 등을 운운하면서 기존 합의 내용을 수정하는 재협상을 요구해 왔다. 물론 이란은 절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두 나라는 서로를 강하게 비방하면서 ‘말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이날 ‘NPT 탈퇴’ 언급은 최근 이란의 대응 방침과 관련해 가장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란 핵위기가 이처럼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기자회견에서 주요 의제인 이란 핵합의에 대해 또다시 “재앙”, “절대 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끔찍하고 미친 합의”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 나라(이란)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 동안 ‘이란 핵협정 수호’를 강조해 왔던 마크롱 대통령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셈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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