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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강추위인데… 북극에선 ‘미친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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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강추위인데… 북극에선 ‘미친 온난화’

입력
2018.02.28 17:4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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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시베리아 평년보다 기온 35도↑

“지난 50년 중 가장 강렬한 현상”

북극을 중심으로 지구 북반구의 2월28일부터 5일간 예보된 기온과 평년기온(1979~2000년 평균치)의 차이를 표시한 지도. 붉은색은 올해 기온이 평균보다 더 높고 파란색은 더 낮음을 뜻한다. 북극해와 그린란드, 시베리아, 북미 동부 등은 평년 대비 섭씨 10~20도 가량 높고, 유럽 지역에선 기온이 10도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북극을 중심으로 지구 북반구의 2월28일부터 5일간 예보된 기온과 평년기온(1979~2000년 평균치)의 차이를 표시한 지도. 붉은색은 올해 기온이 평균보다 더 높고 파란색은 더 낮음을 뜻한다. 북극해와 그린란드, 시베리아, 북미 동부 등은 평년 대비 섭씨 10~20도 가량 높고, 유럽 지역에선 기온이 10도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북극의 ‘전례 없는’ 기온 상승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

이른바 ‘동쪽에서 온 야수’로 불리는 시베리아 발(發) 한파가 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최근 북극에서 진행되는 온난화 현상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물론 북극의 이상고온과 제트기류의 약화, 그에 따른 찬 공기의 남하 및 따뜻한 공기의 북상 등이 악순환을 반복하며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한다는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2월 북극의 기온 수준은 ‘예외 중에서도 예외’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기후변화 예측 자체가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불어 닥친 강추위와 폭설로 유럽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폭설과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극심한 교통정체와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 동유럽 일부 국가들에선 동사자마저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등 대표적인 관광지들도 일시 폐쇄됐고, 영국에선 400곳 이상의 학교가 추위 때문에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영국 가디언은 그러나 27일 “대부분의 언론은 ‘한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진짜 우려되는 것은 북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이라며 기후변화 과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최근 북극의 기온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친(crazy)’, ‘한마디로 충격적(simply shocking)’이라고 표현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3월까지 해가 뜨지 않는 북극 시베리아의 올 2월 기온은 과거 수십년간의 평균보다 최대 섭씨 35도까지 높다. 또 그린란드 지역의 경우는 올들어 영상 기온을 기록한 시간 합계가 총 61시간이었는데, 이는 예년에 비해 무려 3배나 많은 것이다. 덴마크 기상연구소의 루드 모트램 연구원은 “적어도 1950년대 이후, 북극에서 겨울철 기온이 이처럼 높아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후과학을 연구하는 비영리기구 ‘버클리 어스’의 수석 연구원인 로버트 로드도 “현재의 북극 온난화는 지난 50년간 관찰한 겨울 중에서 가장 강렬하면서도, 가장 오래 지속된 현상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향후 기후변화 전망마저 힘들어질 가능성이 짙다는 점이다. 로드는 “북극 기온 상승이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예측 불가능한 날씨 사례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지구온난화와 이상한파 현상을 설명하는 유력 가설이었던) 북극의 ‘극 소용돌이’(폴라 보텍스)와 제트기류의 변동이 최근 북극 온난화와 연관성이 있는지도 의문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의 북극 기온 상승이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발생한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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