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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의 시네마니아] '베테랑' 흥행이 말하는 것

입력
2015.09.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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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영화 '베테랑'. CJ E&M 제공
역대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영화 '베테랑'. CJ E&M 제공

영화 ‘베테랑’(영화진흥위원회 집계ㆍ1,321만519명)이 지난 29일 ‘도둑들’의 흥행 기록을 넘어섰다. ‘명량’(1,761만4679명)과 ‘국제시장’(1,426만139명)에 이어 역대 흥행 3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베테랑’의 ‘넘버3’ 등극은 충무로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CJ E&M은 지난해 투자배급한 ‘명량’으로 명실상부한 충무로 최강자 지위에 올랐다. ‘국제시장’이 역대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데 이어 3위까지 CJ E&M 투자배급 영화 차지가 됐다. ‘베테랑’의 흥행은 최근 CJ E&M 천하가 된 충무로의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2009년 ‘해운대’가 1,000만 영화가 되기 전까지 CJ E&M는 무관의 제왕이었다. 라이벌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이미 1,000만 영화 2편(‘태극기 휘날리며’와 ‘괴물’)을 보유하고 있었고, 쓰러져가는 강자 시네마서비스도 1,000만 영화가 2편(‘실미도’와 ‘왕의 남자’)이었다. ‘해운대’가 등장하기 전까지 CJ E&M의 최고 흥행은 ‘화려한 휴가’로 685만명 정도였다. 역대 흥행 30위권 안에도 못 드는 성적이었다.

2010년대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시네마서비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후 ‘명량’으로 쇼박스와 함께 1,000만 영화를 3편 보유하게 됐다. ‘국제시장’과 ‘베테랑’을 포함해 CJ E&M이 내놓은 1,000만 영화는 5편이다. 충무로 1,000만 영화 13편 중 반에 가까운 수치다. 쇼박스가 ‘도둑들’과 ‘암살’을 흥행시키며 4편의 1,000만 영화를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흥행세는 CJ E&M이 월등히 강하다. CJ E&M은 흥행전쟁의 주요 승부처인 여름과 겨울 시장에서 세 번 연속 1,000만 영화를 배출하며 승리를 거뒀다. 여름과 겨울은 극장가 최대 대목으로 꼽힌다.

‘베테랑’의 제작비도 눈여겨볼 만하다. 마케팅비 등을 제외한 순수 제작비는 60억원 정도다. 여름과 겨울 시장은 제작비 100억원 이상을 들인 충무로 블록버스터들이 승부를 벌인다. 당초 여름 개봉작이 아니었던 ‘베테랑’은 순제작비 180억원을 들인 쇼박스 투자배급 영화 ‘암살’(1,269만7,660명)과의 흥행대전에서 승리했다. CJ E&M이 효율성에서도 앞서고 있는 셈이다. CJ E&M의 흥행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면서도 특정 투자배급사의 지나친 시장 지배가 우려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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