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양소 섭취기준 첫 제시
노년층 국수 등 간식 즐겨 문제
당뇨병·대사증후군 등 위험
"단백질·지방·칼슘 섭취 늘려야"
50대 이상은 하루 중 먹는 전체 음식 중에서 밥, 떡, 국수 등 탄수화물의 비중을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권고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013~2015년 한국영양학회 연구를 통해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 36종의 섭취 기준을 정한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26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한국영양학회가 영양소 섭취기준을 제시해왔고, 국가 차원에서 기준을 제정한 것은 처음이다.
총 에너지섭취량 중에서 탄수화물의 비율을 기존 55~70%(2010년 한국영양학회 기준)에서 55~65%로 낮춘 점이 주목된다. 총 에너지섭취량의 70% 이상 탄수화물로 섭취하면 당뇨병, 대사증후군 등의 건강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때문이다. 일본(50~65%) 중국(50~65%) 미국(45~65%) 등 외국의 탄수화물 섭취 비율도 65% 이하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할 연령대는 50대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50세 미만은 총 에너지섭취량 중 탄수화물 비중이 65% 이하였지만, 50~64세는 70%(남자 68%, 여자 70%)에 육박했고, 65세 이상은 70% 이상(남자 72%, 여자 76%)이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편인데, 특히 50대 이상 어르신들은 식사 및 간식으로 밥, 떡, 국수 등을 많이 먹는다”며 “밥 양을 현재보다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 섭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탄수화물 비율을 낮춘 대신 지방 섭취량은 15~30%로 이전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좋은 지방’으로 분류되는 오메가-6의 적접 섭취비율은 8%에서 10%로 올랐다. 많이 먹을 경우 뇌ㆍ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 섭취율 기준도 새로 만들어졌다. 아동ㆍ청소년(3~18세)의 경우 각각 8% 미만, 1% 미만이다.
이밖에도 우리 국민은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6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권장 칼슘 섭취량보다 적게 칼슘을 섭취했는데, 청소년(12~18세)과 65세 이상 여성, 75세 이상 남성은 섭취량이 특히 낮았다. 칼슘은 우유 및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 채소류 등으로 섭취할 수 있다. 폐경 후 골 밀도가 낮아져 골절 위험이 커지는 50대 이상 여성의 칼슘 섭취량은 하루 700mg에서 800mg으로 높아졌다. 또 한국인은 혈중 비타민D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멸치ㆍ고등어ㆍ갈치 등 생선과 우유 달걀 버섯류 등의 음식과 햇볕을 통해 이를 공급받을 수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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