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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 트럼프, 협치의 손 내밀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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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 트럼프, 협치의 손 내밀었지만…

입력
2018.01.31 17:3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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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분동안 1년의 성과 홍보 집중

민주당 색 ‘푸른 넥타이’로 유화책

관례 깨고 멜라니아와 따로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취임 후 첫 연두교서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국정연설은 “새 미국의 시대(New American moment)”를 선포하는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장 80분 가량의 연설 대부분을 재임 1년 간의 성과를 홍보하는 데 할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며 초당적 국민 통합에 동참해줄 것을 민주당에 촉구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제시한 청사진은) 낙관론에 그친다”(워싱턴포스트)고 지적했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워싱턴 하원 의사당 연단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성은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1년 전 약속을 지켰다”는 자화자찬이었다. 연설 초반 10분 가량을 지난해 미국을 휩쓴 허리케인과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 구조 작업에서 활약했던 해안 경비대원과 소방관, 의료진들을 일일이 호명한 뒤 감사를 표하고 분위기를 띄우는데 사용했다.

이후 50분 가량은 구체적인 숫자까지 동원해 재임 1년의 치적을 나열했다. ▦240만개 일자리 창출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포함한 역대 최저 실업률 ▦미 역사상 최대 폭의 감세로 경제가 호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금(Tax)’이란 단어를 16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감세 정책 자랑에 열을 올렸다.

트위터에 사용하던 어투와 달리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며 ‘협치’도 강조했다. 공화당 상징인 빨간색 대신 민주당 색깔인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은 “(재난 재해 등) 위기의 시간에만 하나가 돼선 안 된다”며 “차이를 뒤로하고 공통 목표에 집중해달라”고 민주당에 손을 내밀었다. 구체적으로는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교통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예산의 초당적 처리를 요구하는 한편 이민개혁안 통과도 민주당에 호소했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11월 중간선거가 정권심판 성격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통합과 협치로 국정운영기조 변화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 발언이 끝날 때마다 쉼 없이 환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미 수십 명이 불참해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띄었고, 그나마 참석한 의원들도 박수를 아낀 채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합과 단결을 주문할 때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국정연설 직후 뉴욕타임스 등 미국과 해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청을 높인 경제 성과를 실시간으로 팩트체크 하며 “가짜 정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관례를 깨고, 남편과 따로 입장해 ‘불화설’을 증폭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여배우와의 성관계를 입막음 하기 위해 돈을 줬다는 보도가 나온 뒤 멜라니아 여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동행 일정도 취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을 늘어놓을 때도 멜라니아 여사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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