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아름 기자

등록 : 2017.10.12 11:04
수정 : 2017.10.13 00:16

한해 224번이나… 수시용 교내대회 남발

등록 : 2017.10.12 11:04
수정 : 2017.10.13 00:16

학생부전형 수상실적 남기려

독후감ㆍ토론ㆍ영어논술ㆍ과학…

年 6300명에 시상한 고교도

전국 5곳은 지난해 대회 0회

학교 간 양극화로 불공정 우려

교육부 “학교 자율” 제재 뒷짐

게티이미지뱅크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들이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내대회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올해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생 중 많게는 100개 이상의 교내 상을 휩쓴 경우도 있어 학종 공정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공개한 ‘2016년 고교 별 교내상 수여현황’에 따르면 글쓰기대회, 영어 논술대회 등 한 해에 교내대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학교(전국 5곳)가 있는 반면, 무려 224차례나 대회를 열어 상을 수여하는 곳도 있었다. 수상자 수만 따지면 격차는 더 커졌다. 경기의 한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총 104회의 교내대회를 개최해 6,364명에게 상을 줘 가장 많은 수상자 수를 기록했다. 이 학교의 전체 재학생이 1,208명임을 고려하면 수상자 수가 재학생의 5배가 넘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교내대회를 개최해 상을 남발하는 데엔 수상기록이 대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이날 함께 공개한 ‘최근 5년(2013~2017년)간 서울대 수시 합격생 교내상 수상 현황’을 보면 올해 서울대 수시합격생들의 교내 상 평균 수상 횟수는 27회였다. 한 학생이 고교 재학 3년간 무려 120회나 교내 수상을 싹쓸이한 경우도 있었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매달 상을 받은 셈인데, 최다 수상 횟수도 2015년 85회, 2016년 104회 등 매년 증가세다.

학교 간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는데도 현재로선 교내대회 남발을 막을만한 방법은 없다. 수상자를 대회 참가인원의 20% 이내에서 뽑아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교내대회 개최 여부는 학교 자율선택 사항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도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경우 제재를 하는 등 매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교내대회) 개최 개수에 제한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선 학종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교내대회 수상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사교육 유발 등을 이유로 2011년부터 각종 올림피아드 및 영어말하기대회 등 교외 수상실적을 학생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교내대회 비중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진로희망을 쓰는 자기소개서 내용과 수상실적이 연결되면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지 않겠냐”며 “특히 외부 경시대회 수상은 기록이 불가능해 교내대회 참가만 기다리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깜깜이’ ‘금수저’ 전형이란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학종의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관련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의원은 “어떤 학교는 학생이 아무리 노력해도 학교에서 상을 받을 기회가 없어 학생부에 기재할 것이 없고, 어떤 학교는 200개가 넘는 상을 주니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이나 교사 모두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학업 부담 해소와 입시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교내상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학종 신뢰성 방안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교사추천서 축소 등 학종기재사항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8월까지 최종 입시전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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