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삭 기자

등록 : 2017.12.08 17:19
수정 : 2017.12.08 17:40

독일 사민당 ‘대연정’ 협상 참여키로... 성사 여부는 미지수

등록 : 2017.12.08 17:19
수정 : 2017.12.08 17:40

소수정부, 재선거 가능성 여전히 열어놔

진보 의제 수용 안되면 협상 결렬 시사

마르틴 슐츠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가 7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뒤 연설 도중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CDU)ㆍ기독사회당(CSU) 중도우파 연합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이른바 ‘대연정’ 협상에 참여하기로 했다. 9월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실패해 리더십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메르켈 총리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사민당은 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대연정 협상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마르틴 슐츠 대표는 이날 “우리가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통치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치를 피해서는 안된다”면서 우파연합과의 대연정 논의 시작을 알렸다. 협상 참여는 대의원 600명이 투표를 한 뒤 확정됐다.

슐츠 대표는 그러나 ‘열린 결말(open-ended)’을 강조했다. 대연정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는 임하되, 의제 조율에 실패할 경우 소수정부 출범과 재선거 가능성 역시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당 정체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정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의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를 “슐츠가 사민당에 보내는 명쾌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슐츠는 이날 82%의 지지율로 대표로 재추대됐다.

사민당은 당초 지난 총선에서 20.5%의 득표율로 1949년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뒤 제1야당의 길을 가겠다고 공언했다.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했다가 메르켈의 주가만 높였을 뿐, 진보적 의제에 관련해 당 정책노선이 모호해져 선거 참패로 귀결됐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CDUㆍCSU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의 연정 협상 결렬 뒤 두 달 넘게 새 정부 출범이 지연되면서 사민당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을 받아 왔다.

슐츠 대표가 제시한 사민당의 방향성을 보면 대연정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그는 이날 2025년까지 유럽연합(EU)을 연방국가로 만들어 통화정책과 외교ㆍ난민 문제 등에 공동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또 환경ㆍ교육 분야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 정책방향을 선명하게 부각한 접근법을 내놓았다. 우파연합, 특히 보다 보수적 색채를 띤 CSU 측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가 다수 포함된 만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우파연합은 일단 “안정적인 정부 구성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사민당 결정을 환영했으나 메르켈 총리는 슐츠의 EU 연방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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