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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아이폰 대신 삼성ㆍ베스텔 사자”… 미-터키 대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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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아이폰 대신 삼성ㆍ베스텔 사자”… 미-터키 대결 계속?

입력
2018.08.14 20:11
수정
2018.08.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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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4일 앙카라 정치경제사회연구재단(SETA)에서 열린 정의개발당 심포지엄에서 미국산 전자제품 보이콧을 거론하는 등 강경하게 발언하고 있다. 앙카라=EPA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4일 앙카라 정치경제사회연구재단(SETA)에서 열린 정의개발당 심포지엄에서 미국산 전자제품 보이콧을 거론하는 등 강경하게 발언하고 있다. 앙카라=EPA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공개 연설에서 “미국산 전자제품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노골적인 반미 발언을 이어갔다.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과 터키의 대화 재개 시도도 냉랭하게 마무리되면서 양국간 대결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방송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소재 터키 싱크탱크 정치경제사회연구재단(SETA)에서 연설하던 도중 “우리는 미국 전자제품을 보이콧할 것이다. 그들에게 아이폰이 있다면 다른 쪽에는 삼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베스텔(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터키 전자기업)이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후 베스텔의 주가가 대략 8% 뛰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가 겪는 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터키를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이는 이들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겨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이 강경한 정치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터키 정부가 경제 보호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보이콧 위협은 애플 등 미국산 전자기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태여 미국산 제품 보이콧을 논하지 않더라도 이미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터키 내 아이폰 같은 미국산 전자기기 가격은 폭등하고 있고 소비는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장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대립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대화 시도도 일단 성과 없이 끝났다. 백악관에 따르면 세르다르 킬리치 주미 터키대사는 이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양국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된 앤드류 브런슨 목사의 신병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볼턴 보좌관이 “브런슨 목사 석방 전까지 협상 의사가 없다”고 경고하면서 이날 면담은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최근의 급락을 멈추고 숨 고르기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14일 오전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6.54리라로 대략 5%정도 올랐다. 전날 터키 중앙은행이 유동성 추가 공급을 약속한 데 이어 베라트 알바이락 터키 재무장관이 16일 미국ㆍ유럽ㆍ중동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투자자의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됐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로 터키와 미국 간 대립이 계속되면서 시장 불안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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