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우 기자

등록 : 2016.03.01 23:36
수정 : 2016.03.02 00:43

국제형사재판소서 첫 문화재 파괴범 재판 열린다

팀북투 유적 훼손한 말리 반군 지도자에 문화재 파괴혐의 적용

등록 : 2016.03.01 23:36
수정 : 2016.03.02 00:43

말리의 투아레그 반군 안사르 디네에 의해 파괴된 팀북투 고대 영묘 흔적의 2013년 모습. 유네스코는 파괴된 팀북투 유적의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말리 북부의 유적도시 팀북투에서 의도적으로 문화재를 파괴한 지하드 지도자 아흐마드 알파키 알마흐디가 1일(현지시간)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선다. 이번 재판은 1998년 체결된 ‘로마 규정’으로 ICC가 설립된 이래 처음 있는 문화재 파괴범에 대한 재판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마흐디는 팀북투에 있는 수피 성인들의 영묘 9개와 1440년경 건설된 모스크 ‘시디 야히야’를 파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알마흐디가 이끄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안사르 디네’는 말리 북부 투아레그 부족을 중심으로 구성된 알카에다 연계 단체로, 2012년 6월에서 7월까지 이들 사원을 우상숭배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파괴했다. 1일 열리는 청문에서는 충분한 전쟁범죄 증거가 있는지 검토한 후 정식재판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15세기에 전성기를 누린 말리 왕국의 수도로 ‘성인 333명의 도시’라 불리는 팀북투는 1988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이하 유네스코)에 의해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시디 야히야는 징가레이버, 상코레와 함께 말리 왕국의 수도였던 팀북투의 3대 사원이자 교육시설로 말리 왕국의 황금기를 상징하던 건물이다. 유네스코는 3년 전부터 파괴된 모스크의 복원을 진행 중이다.

ICC의 파투 벤수다 검사장은 2013년 1월부터 투아레그 반군의 전쟁범죄를 조사해 왔으며 이번 전범재판에서 문화재 파괴를 핵심죄목으로 다룬다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금까지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IS)등의 지도자들이 문화재 파괴로 재판을 받은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며 이번 재판은 재판소의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안사르 디네의 지도자 아흐마드 알파키 알마흐디(왼쪽).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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