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뒤 귀국길에 ‘제재 의지 약화’ 우려 일축
美엔 남북 제한 면제, 北엔 실질 비핵화 촉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지금이 대북 제재 완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북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마음에 우리 정부의 제재 이행 의지가 약화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강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대북 제재 완화를 강조했다고 알려진 일과 관련해 “완화가 아니다”라며 “(강조한 부분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필요한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ㆍ협력을 위해 요구되는 부분에 한해서만 일부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제재를 풀 때가 아니라는 강 장관의 부인은 제재 완화를 위해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의 재확인이기도 하다.
이번 미국 방문이 우리 정부가 본격적으로 북미 대화 중재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하냐는 물음에 강 장관은 “북미 간 대화와 남북 간 대화가 같이 가야 하는 만큼, 꼭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서로 상호 추동할 수 있게 (한미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9월 말 유엔 총회에서 남ㆍ북ㆍ미 종전(終戰)선언이 발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저희가 꾸준히 노력하는 부분이지만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정확히 얘기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17일부터 영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해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 한미 외교장관회담, 안보리 이사국 대상 한미 공동브리핑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귀국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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